9.11테러 이후 재해복구솔루션으로 지칭되는 스토리지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솔루션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스토리지 솔루션 시장은 당초 HW·SW 솔루션을 포함해 모두 1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보화의 진전과 함께 각종 데이터의 양산과 이를 관리·보관·가공·활용하기 위해서는 스토리지 관련 솔루션의 도입이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토리지를 포함한 IT부문은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각종 설비투자의 우선순위 대상에 올라 지속적인 성장세를 탈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적인 연구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 역시 산업 전부문이 인터넷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연간 25% 이상의 고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조사기관은 더 나아가 내년에는 각 기업들이 데이터웨어하우스(DW)·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지식관리(KM) 등 스토리지를 기반으로 한 첨단 디지털환경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 전세계 스토리지 시장이 418억2700만달러 규모를 이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HW·SW 등 스토리지 솔루션 시장은 예상 외로 심화된 경기부진의 여파로 인해 1조원 규모를 훨씬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체적으로 스토리지 시장이 지난해 수준인 7500억원 규모를 소폭 웃도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평균 50∼100% 가량 급성장세를 보여온 것에 비하면 대폭적으로 둔화된 것이다. 물론 테이프라이브러리 등 예상 외의 호조를 보인 제품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당초의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11테러 이후 재해복구솔루션에 대한 관심 급증과 법·제도적인 강제규정 도입 움직임으로 스토리지 관련 HW·SW 솔루션의 매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스토리지 HW 부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HW·SW 솔루션을 망라한 재해복구솔루션으로 옮겨가면서 금융·통신·제조·공공 등 산업 전반의 매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금감원에서는 금융기관의 백업센터 도입을 의무화(권고)하는 규정을 마련, 금융권 재해복구센터 구축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정부 또한 국가 기간정보시스템의 백업센터를 구축키로 하는 등 국가기관의 재해복구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해복구센터는 특히 대형 스토리지 수요를 촉발시킨다는 점에서 향후 스토리지시장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통신환경 역시 데이터나 음성 데이터 위주의 통신이 동영상 위주의 통신으로 바뀌게 되면서 경기회복 기운과 함께 스토리지의 수요는 서서히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시장의 경우는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이라 불리는 IMT2000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수십배의 스토리지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텍스트나 음성 위주로 서비스할 때의 데이터량과 동영상을 데이터화해 서비스할 경우의 데이터량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일반 기업들 또한 DW·ERP·CRM·KM 등의 도입 붐과 인터넷 등장으로 인한 웹 콘텐츠 개발 붐에 편승해 스토리지 수요가 촉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 기간시스템으로 구축되는 DW·ERP·CRM·KM 등이 스토리지 시스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기업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스토리지 일반부문의 수요가 더욱 늘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일반부문의 수요는 인터넷의 등장이 주 요인이다. 인터넷이 일반화됨에 따라 메일이나 웹 콘텐츠 등 정보 데이터가 수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방송 데이터 등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추세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산업환경의 경우 어느 정도 긍정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대만큼 활성화될지에 대해서는 자신있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올해초 경기부진과 닷컴기업의 몰락으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수요와 스토리지호스팅 수요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은 전례를 들 수 있다. 파일호스팅 역시 성장하기는 했지만 기대만큼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성장률을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스토리지 HW·SW를 포함한 재해복구솔루션 시장이 내년도 IT경기의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금감원이 금융권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유도하고 있는데다 정부 또한 공공기관의 재해복구센터 구축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데이터량 증가에 따른 일반기업의 스토리지 수요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한국썬·한국후지쯔·한국유니시스 등 서버와 스토리지를 공급하는 업체들과 한국EMC·LG히다찌·한국스토리지텍·효성인포메이션 등 전문업체들은 내년 스토리지 HW·SW로 대변되는 재해복구솔루션시장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넷컴스토리지 등 기존 스토리지 업체들을 포함해 엑사큐브시스템·디스크뱅크·사이몬·아라리온 등 국산 스토리지 HW업체들과 글루시스·매크로임팩트 등 국산 스토리지 SW업체들 또한 재해복구솔루션시장 부상으로 확대된 스토리지 HW·SW 솔루션 시장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국산업체들은 국산 서버업체들과 스토리지 HW·SW 업체간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외산에 비해 유리한 가격구도로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