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기 중복인증 개선을"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시행하고 있는 일부 정보기기에 대한 중복 인증제도가 대폭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외국계 IT기업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 IT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통부와 산자부가 실시하고 있는 프린터, 스캐너, 모니터 등 일부 정보기기의 인증제도가 중복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IBM,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엡손 등 외국계 IT기업 관계자들이 최근까지 여러차례 모임을 갖고 정통부와 산자부 관련부서를 통해 수차례 이 문제를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관련업체들은 자사의 프린터, 스캐너, 모니터, 디지털복합기 등이 정보통신부의 통신기기형식승인이나 전자파적합등록과 산업자원부의 전기용품안전인증을 모두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들은 이들 인증이 각각 다른 기준에 근거한 것이라면 별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같은 테스트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부처에서는 개별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들어 상대부처의 인증을 인정하지 않아 사실상 동일한 인증을 두번씩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령 디지털복합기는 복사기 기능뿐 아니라 스캐너나 프린터, 팩시밀리 기능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통신기기로 분류돼 정보통신부의 통신기기 형식승인을 받아야 한다. 디지털복합기는 또 정보사무기기로 분류돼 있어 산업자원부의 전기용품안전인증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통신기기 형식승인이 EMC, 전기안전(Safety), 기능시험을 거쳐 인증을 부여하고 있고 전기용품안전인증 역시 EMC와 전기안전을 인증항목으로 하고 있어 관련업체 입장에서 보자면 똑같은 인증을 두번 받게 되는 셈이다.

 프린터나 스캐너, 모니터의 경우 전기용품인 만큼 전기용품안전인증을 받아야 하고 PC와 연결해 사용하기 때문에 전자파적합등록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기용품안전인증제도가 전자파적합등록의 인증규격과 같은 EMS나 EMI 테스트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중복인증이라 할 수 있다. 전파법 57조에서 전자파적합등록에 준하는 인증을 받은 경우 전자파적합등록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조항이 있긴 하지만 파생 모델을 인정, 제품군별로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는 전기용품안전인증제도와 달리 전자파적합등록의 경우 파생모델을 인정하지 않고 모델별로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어 관련업체들은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두가지 인증을 모두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제품이 등장하고 대상기기가 늘어나면서 관련법규가 업계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부처간 협의를 통해 인증체계를 간소화해 업계 부담을 덜어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나 산업자원부측 업체들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아직까지 이렇다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고 행정절차를 개선하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이 문제는 단기간내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