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등장은 지구촌을 국경 없는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주고 있다. 물론 사이버 공간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세계인이 공통으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싹트기 시작했다.
인터넷 문화가 가장 왕성하게 형성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인터넷 환경과 인프라가 구축된데다 특히 네티즌들의 열기가 남달리 뜨겁다. 그러다보니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은 곧 세계 인터넷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통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동안 전세계를 무대로 쌓아온 명성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 진출,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도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들도 적지 않다. 한국의 종합 포털을 대표해온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쌍벽을 이뤄 온 야후코리아, 최근들어 다소 위축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줄곧 선두권을 유지해 온 라이코스코리아 등이 바로 그들이다. 또 후발주자로 거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를 등에 업은 MSN도 차세대 주자로 빼놓을 수 없는 종합 포털 사이트다.
이들 포털은 국내에서 현지화에 성공, 마치 국내 기업처럼 인식되고 있다. 사실 이들 포털은 다른 인터넷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올해를 새로운 변화의 시발점으로 삼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이들 외국계 인터넷 업체는 자금 동원력이 약한 국내 업체들과는 달리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본사의 후광을 톡톡히 누리고 있어 더욱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했다는 것. 특히 야후코리아의 경우는 지난해초 본사의 제리양 CEO가 투자한 700억원이 고스란히 은행 잔고로 남았다.
또 MSN은 아직 외국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국내시장 공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더구나 최근 유서프메디 MSN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이 방한, 앞으로 3년 동안 5000만달러(약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올해 MSN의 대 약진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야후코리아는 본사가 ‘2002 한일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올해는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월드컵 마케팅에 주력, 수익을 높일 계획이다. 또 그동안 주력해 온 기본기능 강화에서 벗어나 올해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한 유료화 및 여유자금을 활용한 우수 인터넷 기업 인수합병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라이코스코리아는 올해를 ‘내실을 다지는 해’로 삼았다. 이를 위해 라이코스는 올한해 동안 고객들이 가장 원하는 경험과 혁신적인 경험을 제일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라이코스코리아는 특히 서비스 대상인 네티즌 및 광고주와 파트너들에게 더욱 높은 차원의 만족감을 주기 위해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고 광고주 및 다른 매체들과의 관계를 혁신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또 MSN은 아직 본사에서 지원할 5000만달러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대상은 정하지 않았으나 개인맞춤서비스를 위해 콘텐츠 공급업체 및 이동통신업체 등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서비스 기술개발 등에 꾸준히 투자할 예정이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콘텐츠 제공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할 계획이다.
현재 150개 한국 인터넷 기업들과 제휴해 17개 전문 채널을 운영하는 한국 MSN이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트래픽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중요한 거점이기 때문이다.
MSN은 다른 경쟁사에 비해 훨씬 많은 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현지화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인터넷’에 사업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MS에 있어 MSN은 윈도XP와 더불어 ‘닷넷전략’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다.
MSN은 지난해 윈도XP 및 MSN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는 메신저와 e메일 등의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이동전화·개인휴대단말기(PDA)·웹TV 등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방침할 계획이다.
이들 인터넷 포털 이외에 국내시장에 진입, 세계 인터넷 산업의 선봉에 서 있는 한국 인터넷 시장을 장악하려는 인터넷 업체도 있다. 세계적인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경우 지난해말 라이코스코리아에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이미 야후코리아를 제외한 전세계 야후 사이트에 검색 서비스를 제
공할 정도로 뛰어난 검색기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또 야후코리아와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대형 포털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벌여 온 바 있어 앞으로 국내 검색엔진 시장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터넷 기반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EA코리아(대표 아이린 추어)는 EA의 자회사인 EA닷컴(http://www.ea.com)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국내에 서비스할 예정이며 인포그램코리아(대표 김이근)는 인포그램 본사의 게임뿐만 아니라 해외 제휴사의 게임도 국내에 대거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처럼 몇몇 대형 포털과 온라인 게임 공급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국내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외국계 인터넷 기업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만큼 세계 인터넷 산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높은데다 한국 업체들이 외국의 몇몇 초대형 기업을 제외한 외국 업체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기술력과 많은 경험, 노하우를 확보한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외국계 인터넷 업체가 보여주는 사업 마인드는 잘나간다는 국내 업체들도 배울 점이 많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대목은 역시 인터넷 업체도 오프라인 업체와 똑같은 기업이라는 인식이다. 인터넷은 새로운 미디어임에는 틀림없지만 끊임없는 비즈니스와 수익을 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다.
이는 그동안 수익모델 부재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민해야 했던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이제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국내 인터넷 기업들 가운데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야 겨우 영업이익을 내는 곳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야후코리아와 MSN 등은 무리한 투자를 삼가고 매출보다는 실수익에 초점을 맞춘 비즈니스를 전개함으로써 사업초기부터 흑자기조를 닦아 왔다. 이는 그동안 세계 인터넷 시장을 선도한다는 자긍심에 만족해온 국내 인터넷 업체들이 올해 완전한 흑자기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기도 하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