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각국 정부와 주요 대학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컴퓨터 운용체계(OS)시장 독점을 저지하기 위해 새로운 리눅스 시스템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유럽은 최근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리눅스가 정부관련 기관의 새로운 컴퓨터 OS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하원의 경우 150여개에 달하는 정부의 컴퓨터 서버 운영시스템을 기존의 윈도에서 리눅스로 대체할 계획이며, 영국 정부 역시 정부기관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학들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경우 리눅스 OS를 도입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또 벨기에와 프랑스에서는 정부기관과 대학 등 공공기관의 경우 의무적으로 리눅스와 같은 공개 OS를 사용하도록 법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다.
이런 각국의 움직임에 편승해 최근 유럽공동체(EC)도 회원국 정부들간의 전자정보 교류확대를 위해 리눅스와 같은 공개 OS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지난달 유럽 정상들은 새로운 디지털TV나 이동전화 시장과 관련해서도 소스코드가 공개된 컴퓨터 OS의 사용계획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소프트웨어를 실제로 구매하는 각국 지방정부나 정부관련 기관들은 이에 더 적극적이어서, 영국 스코틀랜드 경시청의 경우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리눅스에 근거한 스타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완전히 대체했을 정도다.
유럽의 친 리눅스 캠페인을 주도하는 각국 정부 관료나 대학 관계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OS와는 달리 리눅스는 그 소스코드가 공개돼 누구나 사용이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유럽의 컴퓨터 OS시장이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아래 놓여 있고, 이로 인해 유럽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고질적인 대미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OS를 빌미로 유럽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을 일일이 통제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욱이 친 리눅스 진영은 리눅스의 보급으로 유럽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이점 또한 상당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스타오피스로 대체한 스코틀랜드 경시청은 이를 통해 약 25만파운드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예산부족으로 치안에 필요한 경찰인력마저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경비절감은 절대적인 중요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처럼 친 리눅스 진영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로비 또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유럽의 기업전략담당 부사장 리처드 로이는 최근 유럽 의회에서 “유럽 각국 정부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존중해야지 이를 제한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정부 차원의 리눅스 지원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와 자사의 OS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 제작업체들이 유럽의 고급 컴퓨터 인력을 대량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성급한 리눅스 지원책은 유럽 경제와 고용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만일 OS의 소스코드 공개 여부가 문제가 된다면, 자사도 새로운 ‘.NET’의 운영과 관련된 소스코드를 공개해 이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유럽의 컴퓨터 OS시장 변화와 관련해 과연 리눅스가 얼마만한 돌풍을 일으킬지 사뭇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런던(영국)=권희진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