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AMD CPU판매가 최근 유통시장에서 다시 활기를 찾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AMD는 지난달 중순부터 0.13μ 공정의 ‘소로브레드’ 코어를 탑재한 애슬론XP 1700+, 1800+, 2200+, 2400+ 등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유통시장 판매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AMD는 지난 3월 국내에서 코어나 다이, 캡 등이 누락되거나 과열로 타버린 CPU 등에 대한 사후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문제로 소비자의 큰 반발을 불러와 판매량이 급감하는 사태를 겪었다. 또 지난 9월 발표된 소로브레드 제품이 국내 시장에는 11월 중순에나 들어오는 등 고클록 제품의 국내 출시도 계속 늦어지는 등 악재가 겹쳐 유통 시장점유율이 5% 이하로 추락하는 등 인텔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소로브레드’ 코어 제품은 CPU의 발열량을 20% 정도 줄여 그동안 AMD 프로세서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발열문제를 한층 개선하면서도 기존 제품과 가격이 비슷해 유통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출시된 제품 중 애슬론XP 소로브레드 1700+ 프로세서는 기존 제품과 달리 메인보드의 바이오스상에서 CPU의 클록을 높여서 사용하는 일명 ‘오버클록’이 용이해 조립PC 사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용산의 쇼핑몰업체인 컴오즈(http://www.comoz.com)의 판매실적 집계 결과, 지난 10월까지 전체 CPU 판매량 중 5%에 불과하던 AMD의 비중이 11월에는 25%까지 올라가 전달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AMD CPU 공식 대리점인 PC디렉트도 소로브레드 제품을 11월 중순 이후 본격 판매에 들어가 실 판매기간이 2주 정도에 불과함에도 11월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달에도 CPU 판매량이 30%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C 부품 벤치마크 전문업체의 관계자는 “소로브레드 1700+ 제품은 기존 AMD 제품과 달리 바이오스 설정을 통해 CPU클록을 높일 수 있는 데다 0.13μ 공정에서 처음으로 제작된 제품인 만큼 수율도 뛰어나 상위제품인 2000+까지 오버클로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그동안 AS문제로 AMD CPU를 외면하던 소비자들도 다시 AMD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700+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열풍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AMD측이 마케팅 차원에서 다른 제품과는 달리 1700+ 제품만 오버클로킹을 용이하게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AMD CPU 유통업체들은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반기면서도 오버클록이 많은 사용자들이 오버클록을 시도하면서 도리어 CPU 불량률이 높아질 경우, 다시 AS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근심하고 있다.
AMD코리아의 관계자는 “최근 유통시장에서 소로브레드 1700+ 제품이 오버클록이 잘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AMD는 사용들이 오버클록을 시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편법적인 오버클록 시도로 인해 발생하는 CPU 불량에 대해서는 사후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만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