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상가 전체 상인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전체 상인의 간부화를 통해 상인 모두가 자발적으로 상가 발전에 나서는 신뢰와 능률을 높인 상우회를 만들겠습니다.”
지난달 7일 선인상가 상우회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후 새로운 집행부 구성과 상인들의 재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 달여 동안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이병운 회장(43)은 선인상가 및 상우회의 비전을 이렇게 제시했다.
선인상가의 소유주던 선인산업의 부도와 이후 법원의 강제관리가 시작되고 상가소유권 및 전대차 계약과 관련해 상인간 갈등과 잡음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지난달 비상총회라는 우여곡절 끝에 회장으로 당선됐기에 이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상인간 재화합이다.
특히 과거 상우회 집행부와 달리 상인들에게 상가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상가소유권이나 전대차 계약과 관련해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된 모습으로 다수 상인의 이익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 이병운 회장이 강조하는 올바른 상우회의 모습이다.
“일단 상인들의 최대 현안인 임차인 조합과 매장 전대차 재임대계약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데 노력해 상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생각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임기가 채 끝나지도 않은 전 상우회장을 밀어내고 새로운 회장 역할을 맞게 됐으므로 과거 상우회를 이끌던 간부 및 이를 지지한 상인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부회장·감사 등 집행부 인선이 끝나자마자 상인들의 매장 전대차 계약에 관한 상담을 전담하는 ‘임차권조정위원회’를 신설하고 상우회 사무실에 별도 상담실을 마련해 상인들의 개별상담에 응하고 있다.
이병운 회장이 신임 회장 후보로 추대된 것은 용산에서 20여년간 매장을 운영해오며 쌓은 두터운 인맥과 함께 지역 공공기관이나 민간단체의 운영위원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폭넓은 대인관계를 형성한 것이 주요인이다.
상가에서 쌓은 오랜 유통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그는 “1000여명에 달하는 선인상가 상인을 이끌기 위해서는 상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조직으로 상우회가 확대 재편돼야 한다”며 상우회에 수석부회장 자리를 신설하고 부회장 수도 30명 선으로 늘렸으며 감사·고문·운영위원을 포함해 최대 200여명의 상인이 상우회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회장 당선 후 가장 먼저 상우회의 투명한 운영을 모토로 내걸고 상인들을 대상으로 상우회비 자진납부운동을 벌인 결과 과거 30% 선에 머물던 회비 납부실적을 지난달에는 60% 선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립성을 지키면서 상우회 자체의 힘으로 여러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상인들의 자발적인 상우회비 납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우회가 상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면 상인들도 회비 납부에 따라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임차인 조합과의 계약문제와 상인들의 회비 납부 등에서 이 회장과 상우회는 일단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뎠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신임 이병운 회장과 선인상가상우회가 그동안 쌓인 선인상가 내외부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며 재도약하는 선인상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선인상가 상인은 물론 용산전자상가 전체 상인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