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선 밀월 깊어지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이윤우 총괄사장과 이재용 상무가 지난달 22일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본사를 방문, 스콧 맥닐리 회장과 회동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그 배경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 고위층의 선 본사 방문은 이미 올 초부터 삼성을 핵으로 한 국내 대기업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온 선의 전략에 비추어보면 향후 삼성그룹에 대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영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임을 예상케 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이 사장과 차기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자인 이 상무의 위치를 고려할 때 현재 메모리 공급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선 본사간 비즈니스 확대 가능성, e비즈니스 차원의 삼성과 선의 업무제휴 등 보다 광범위한 업무논의도 함께 진행됐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17일 한국썬과 삼성그룹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회동에서 양사는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로 향후 6개월 이내에 공동사업을 위한 전략제휴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양사 관계자는 “공동 비즈니스의 내용에 대해선 현재로선 정확하게 밝힐 순 없으나 현재 맺고 있는 양사의 파트너십이 보다 강화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동에 대한 관심은 우선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삼성영업에 대한 지원 여부다. 유원식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삼성전담팀을 만들어 삼성에 대한 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국썬도 이번 회동을 접한 후 자사 비즈니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국썬의 삼성 영업은 한국썬이 취약한 대기업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자 하는 1차 목적에서 출발하지만 ‘트레이딩 밸런스’ 차원에서 볼 때 선 본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선이 삼성으로부터 공급받는 메모리 양에 비해 삼성그룹 내 차지하는 선의 IT인프라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다. 한국썬 관계자는 “본사에서 볼 때 삼성에서 선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릿수대라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2년내 삼성의 선 플랫폼을 25%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두번째 이번 회동의 관심거리는 최근 들어 서버수출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삼성과 선의 추가 비즈니스 내용을 담고 있느냐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선 본사에 서버수출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OEM 비즈니스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추가계약을 체결하는 등 업무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OEM’ 비즈니스로 알려진 이 계약은 수년 전 삼성전자가 통신용 교환기에 들어가는 서버 플랫폼을 선의 서버로 사용한다는 내용 정도였으나 올해 그 범위를 확대한다는 문구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지난 5월 SK그룹과 선 본사간 맺어진 선원 기반의 무선플랫폼 구축전략과 유사하게 삼성이 선 플랫폼 기반의 IT인프라를 구축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