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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가 계획한 ‘또 하나의 창조’가 마침내 이루어졌다.
지난 30여년간 ‘화려한 솔로’ 생활을 만끽해온 방은주 군(37)과 최은숙(35)양이 12월 28일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두 사람은 지난 1998년 10월 사랑의교회 영어성경공부(EBS:English Bible Study)모임에서 처음만났다. 이후 두사람은 근 5년간을 교회내에서 오빠·동생으로 지내오다, 올해 초부터 서로의 가슴에 남자·여자로 스며들기 시작, 마침내 이날 ‘또 하나의 창조’라는 결혼에 이른 것이다.
신랑 방은주는 1965년 12월21(음력)일 전라남도 목포에서 출생, 5살때인 1970년에 서울로 유학,이후 봉천초등학교·상도중학교·양정고등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 등을 거쳤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1991년 3월 국내 최대 정보통신 일간지 전자신문사에 입사해 현재 국제부에서 일하고 있다.
신부 최은숙은 1967년 8월16일(음력)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에서 태어나 감포초등학교·감포중학교·대구성화여고·경북대학교를 거쳤다. 간호학을 전공한 신부는 경북대학병원에서 첫직장을 시작해 삼성종합병원 등을 거쳤으며 현재는 중앙일보 의학전문 웹사이트인 ‘헬스케어’에서 근무하고 있다.
신랑·신부는 올 1월 5일 뤼미에르 극장에서 ‘반지의 제왕’이라는 심야영화를 같이 봄으로써 본격적 사랑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4면의 데이트 일지 참조)
서로가 교회에서 맡은 일이 있어 시간이 빠듯했던 둘은 주로 금요일 오후 심야영화관에서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새록새록 쌓아갔다.그러다가 4월 5일, 마침내 두사람에게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을 떠난다. 당시 철도청서 주관하는 정동진행 무박2일 기차여행을 다녀온 것. 이후 두사람의 사랑 불길은 확 달아올랐으며 또 데이트의 양과 질(?)도 한층 성숙했다. 돈을 세며 늙기보다는 말씀을 읽으며 늙고 싶어하는 신랑과 신부는 성경통독과 말씀 묵상을 통해 서로간의 영적 교제 폭도 넓혔다고.
일년간의 데이트를 통해 신랑과 신부는 창조주가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결혼, 즉 △서로에게 좋은 도우미(헬퍼)가 되고 △이웃과 하나님을 위해 사는 삶을 살자고 뜻을 모으며 한 가정을 이루기로 의기투합한다.
.신부와의 사랑에 대해 신랑은 “ ‘한번에 풍덩 빠져버리는 사랑이 아니라 점차 스며드는 사랑’이였다며 영화 동물원옆 미술관대사를 인용하며, ”통념상 다소 늦은 결혼이지만 늦은 것에 대해 결코 후회한 적이 없다. 늦은 만큼 대신에 더 넓어지고, 깊어졌다. 언젠가 나타날 내 ‘뼈중의 뼈요 살중의 살’을 위해, 또 그에게 ‘좋은 도우미’가 되기 위해 그만큼 낮아지고,넘어지고,고뇌하며,훈련되는 시간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에 따라 나이 40을 ‘제2의 20’으로 사는 사람도 있다”며 “이제 ‘제2의 20’을 코앞에 둔 지금, 내게 꼭 맞는 도우미를 선물로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설레었다. 신부도 “오빠가 우유부단한 점이 있어 때로는 그것때문에 속상하지만 대신 그만큼 따뜻하고 부드럽다”며 “오빠의 가장 가까운 벗으로,애인으로,동지로 언제·어디서나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신랑·신부가 속해 있는 기드온(사랑의 교회 산하 30+사람들 모임)에서는 그간 둘의 데이트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가 결혼 사실이 알려지자 “어머머...그럴수가....잘어울린다.....진짜 축하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놀라워 했다.
신랑·신부 모두와 잘아는 사이인 백현숙 자매(70또래)는 “언니, 오빠들한테서 그런 낌새를 전혀 눈치못챘다”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평소 두사람의 성품을 살펴보건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가정을 이룰 것같다”고 축하했다.
신랑과 신부 회사에서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신랑 회사서는 처음에 “정말이야. 설마... 농담이겠지”하다 “진짜구나. 이제서야....”하며 박수를 보냈는데 일부는 “이제 행복끝 불행 시작이네” “초반에 잘 잡아야해” 등의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신부측 회사 동료들도 “진짜, 결혼하는 거에요. 왜 이제서야 그 백마탄 왕자가 나타났대요. 무지 무지 축하해요”하며 모두가 내일같이 기뻐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