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제 구색용 전락

 

 ‘강의는 있어도 강의평가는 없다.’

 몇 해 전부터 실시되고 있는 강의평가제가 형식적인 운영과 학생들의 무성의로 구색용으로 전락하고 있다.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면서 느낀 불만사항이나 개선할 점을 제시해 이를 다음 수업에 반영시켜 좀더 나은 수업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던 강의평가제가 지금에 와서는 성적을 확인하기 전에 그저 단순히 거치는 귀찮은 절차로 학생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또한 각 대학들이 강의평가를 교수들의 인사자료로 활용하면서도 강의평가자료를 비공개로 하고 그 결과가 그다지 수업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전남대학교의 경우 한 과목당 20문항 정도의 강의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강의평가문항이 가상대학 과목을 제외한 전학과가 공통돼 있고 ‘학점이 얼마나 나올 것으로 기대하느냐’ ‘강의의 만족도는 어떠냐’ 등의 형식적인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더군다나 강의평가를 하지 않으면 인터넷에서 성적열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수분 만에 성의없이 평가안을 작성하고 있어 제대로 된 강의평가는 어려운 실정이다.

 전남대 최모씨는 “강의평가를 하지 않으면 성적열람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것도 한꺼번에 몰아서 강의평가를 하고 있다. 거기다 형식적인 질문, 똑같은 평가문항 때문에 강의평가에 의미를 두는 학생은 별로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강의평가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수업에 반영시켜 좋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라며 “강의평가제가 교수와 학생들 사이의 진정한 의사소통 수단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명예기자=유현정·전남대학교 pisces3311@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