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응용범위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제는 화폐기능을 대신하는 ‘사이버머니’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사이버머니는 사용자에게 기존의 지폐와 동전으로는 누릴 수 없는 편리함을 안겨준 대신 각종 부작용도 함께 가져온 게 현실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원장 김영찬)이 발행하는 ‘계간 에듀넷(겨울호)’에 실린 ‘사이버머니, 제대로 관리하면 일석이조 효과’를 소개한다.
‘사이버머니’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바타 아이템의 구매문화,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구매 및 판매 등일 것이다. 사이버머니가 갖고 있는 편리성과 유용성을 먼저 떠올리기에는 현실이 그리 순기능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인터넷피해청소년지원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인터넷 피해 유형으로는 게임이 61.6%로 가장 많았고 아이템 및 사이버머니 결제(5.5%)는 네번째로 많은 피해 유형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머니는 ‘온라인상에서 사용하는 화폐’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사이버머니는 어디에 보관하고 어디에서 쓰느냐에 따라 IC카드형·선불형·네트워크형 등으로 나뉘며 휴대폰 결제 역시 사이버머니에 속한다.
사이버머니는 디지털시대의 필수적인 결제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이버머니는 주로 영화나 음악 등 온라인 콘텐츠를 보거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고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꾸미고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도 사용된다.
아래의 세 가지 사용처는 청소년의 일반적인 사이버머니 사용 사례에 해당되는 것이다.
먼저 온라인 콘텐츠는 대개 건당 과금방식으로 결제되며 영화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는 데 300원에서 1500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한다.
유료 온라인게임 이용시에 사이버머니는 게임아이디 계정이나 사용료를 납부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고 무료 온라인게임 이용시에는 아이디 계정과 사용에 대한 비용은 무료지만 게임머니를 구입하는 데 사이버머니가 사용된다.
채팅사이트나 일반 e메일에서 사용되는 아바타의 아이템과 채팅 아이템을 구매할 때도 사이버머니가 주로 사용된다.
사이버머니는 사용자들이 이를 실제 화폐의 대행적 수단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무절제한 소비를 함으로써 소비문화에 대한 보편적 가치기준을 잃어버리는 문제를 낳기도 한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의 결제능력 범위를 벗어난 소비로 인해 사이버해킹 등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사이버머니를 현금으로 거래함으로써 일어나는 문제도 많다. 한때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사이버머니로 바꾸고 이를 다시 오프라인에서 팔아 현금화하는 아르바이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해킹이나 폭력, 사기와 같은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자료에 의하면 청소년 4명 중 1명은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목격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청소년에게 사이버머니가 현금과 동일하다는 개념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는 사이버머니의 유용성과 함께 소비문화와의 연계성을 설명하고 이와 관련된 문제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청소년 자신이 사이버머니를 통한 건전한 소비문화를 이해하도록 하고 아울러 자신도 모르게 저지를 수 있는 사이버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용돈을 관리하듯이 사이버머니도 사용 내역과 출처, 관리방법 등을 자녀와 함께 공유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게임이나 채팅, 아바타몰 등과 같은 IT업체도 청소년의 사이버머니 사용에 대해 좀더 책임감있는 태도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실명제에 따른 사이버 머니 한도액 제한 등이 일차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이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관련업체에 알리고 개선을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용섭 웹미디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