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자신문과 산업자원부가 공동주관한 ‘중소기업 IT화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가 8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 16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금까지 정부의 중소기업 IT화 및 e비즈니스정책이 저변 확산에 기여한 만큼 이제는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고 성공사례 집중 발굴에 나서야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정보화 바람이 제조산업 전반에 걸
쳐 확산되고 있다. 이제 기업의 ‘IT화’는 대기업을 포함해 중견 이하 중소기업에도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중소기업 IT화 사업은 저변 확산의 단계를 넘어 고도화·내실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중소기업 IT화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개선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중소기업 IT화 사업 활성화를 위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이번 좌담회에는 산업자원부 김종갑 산업정책국장을 포함해 대기업, 중소기업, IT구축업체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그동안의 중소기업 IT화 사업이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를 촉진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공통된 평가 하에 향후 대기업과의 협력체제 구축, IT를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로의 확산, 정부의 추가적 지원책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 요지를 정리한다.
김종갑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팽정국 현대자동차 전무
김종선 삼성SDI 상무
김영환 KT e비즈사업본부 상무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사장
김성현 K4테크놀로지 부장
* 사회 최병규 KAIST산업공학과 교수
<기조발제>중소기업 정보화는 e비즈강국의 첩경-김종갑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우리나라는 초고속정보망 등 우수한 IT인프라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산업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미흡하다. 예를 들어 인터넷 접근환경은 우리나라(328)가 미국(100), 영국(52), 일본(79) 등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으나 콘텐츠·활용 측면에서는 우리(8)가 미국(100), 영국(44) 등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이제는 산업현장에서 IT를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때다. 대기업들은 관심이 높고 이미 큰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문제는 가치사슬의 하부구조를 형성하는 중소기업들이다. e비즈니스 투자 여력도 부족하고 전문인력도 없는 데다 기업경영이 투명하게 드러나 세원이 완전 노출되는데 따른 부담도 크다는 것이 주요 원인인 것 같다.
중소기업의 IT화 사업은 정책적으로 IT 강국에서 e비즈니스 강국으로 도약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경쟁국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진국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제 종래의 투입주도형 경제를 산업을 포함한 수요자 기반의 혁신주도형으로 전환해야하고 이를 위해 IT화는 산업 전반의 대도약(quantum jump)을 가능케 하는 수단임에 틀림없다.
정부에서는 2001년부터 중소기업 IT화 3만개 사업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지원해오고 있으며 중소기업도 차츰 IT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기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성공사례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 3만개 후속사업 재원도 작젼의 R&D 자금에서 정부의 일반예산 사업으로 지원키로 함으로써 정부차원에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중기 IT화를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대외 경쟁환경은 우리나라 중소기업 특히 전자, 자동차 등 주력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CEO들에게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IT화를 이용한 e비즈니스에의 동참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기업 생존의 필수요건이 되어 가고 있어 e비즈니스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다. 올해는 중소기업 IT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이를 통해 e비즈니스가 좀더 피부에 와 닿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간담회 요지>
◇사회(최병규 KAIST산업공학과 교수)=기업의 IT화가 전산업계의 화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물꼬를 튼 것은 뭐니뭐니해도 최근 몇년간 산업자원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각종 IT화 정책들일 것입니다. 특히 ‘3만개 중소기업 IT화 사업’은 제조기반의 중소기업들의 정보화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평입니다. 정부 중소기업 IT화 사업의 정책적 의의를 설명해주십시오.
◇김종갑(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각종 통계나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IT기반은 여타 국가에 비해 매우 훌륭하지만 산업현장에서의 e비즈니스 활용도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앞선 국내 IT인프라를 활용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3만개 중소기업IT화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선진국인 일본보다도 IT인프라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신흥 시장인 중국보다는 대략 4∼5년 정도 빠른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세계 각 선진국들이 대중국 시설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추세라면 5년 정도 후 우리 전통산업의 장래가 걱정입니다. 향후 5년간 e비즈니스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무서운 기세로 추격해 오는 중국을 방어해야만 합니다. 중소기업 IT화 사업이 제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미 성큼 다가온 지식경제 정보화시대에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IT로 극대화하자는 것입니다.
◇사회=중소기업 입장에서 현재의 IT화 사업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성현(K4테크놀로지 부장)=중소기업 IT화 사업은 e비즈니스 기간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구축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ERP 도입에 회의적입니다. 구축 사업자들 역시 생산·제조·영업 부서에 ERP의 효과를 설득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지금까지 2만여 중소기업이 IT화 사업을 통해 기초정보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이어 ERP를 구축하는 등 적지 않은 정보화 수혜를 입은 것은 확실합니다. 당장 눈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 효과 역시 가시화되고 있는 점에서 정부의 의욕적인 정책 추진에 박수를 보냅니다. 단 다소 맹목적인 ERP 보급 및 확산보다는 이제는 그 효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교육시킬 수 있는 ERP 교육시스템에도 눈을 돌려주길 바랍니다.
◇사회=대기업 관점에서 협력사이기도 한 중소기업의 IT화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팽정국(현대자동차 전무)=현대차는 1차 협력업체 600개와 네트워크(KNX망)로 연결돼 있습니다. 설계도면, 생산계획 등을 공유하고 있으며 적정재고, 결품방지, 가동률 등을 염두에 둔 시스템 공유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1차 협력사가 대부분 연 매출 1000억원대 이상의 중견기업들이라는 겁니다. 결국 현대차는 중소기업과의 직접적인 IT네트워크가 아니라 1차 협력사를 통한 간접적인 네트워크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와 업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죠. 이들의 IT화가 안돼 있다고 현대차가 신경쓸 수 있는 입장도 사실 안됩니다. 1차 협력사들도 이를 간섭으로 생각합니다. 원청업체와 1·2·3차 협력업체간의 통합된 IT네트워크를 위해서는 1차 중심의 네트워크 허브가 마련돼야 합니다. 정부의 중기 IT 지원사업에서 이런 점이 고려돼야한다고 봅니다. 대기업과 1차 협력사간의 비교적 잘돼있는 네트워크 연동을 2·3차 협력사로까지 확대시키는 것이 중기 IT화 사업이 풀어야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사회=600개 1차 협력사와는 어떤 방식으로 연결돼 있습니까.
◇팽정국=KNX는 일종의 가설사설망(VPN)과 같지만 보안·인증까지 지원하는 공용망이면서 사설망처럼 쓸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자동차업체마다 전용선이 있었는데 회사마다 다른 데다 운영 비용을 협력사들이 부담했습니다. KNX는 각사의 전용선을 통합해 하나의 네트워크로 활용하자는 발상에서 추진됐습니다. 현재 인증을 통하면 B2B트랜잭션도 가능합니다. 이 시스템을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전산업계로 확대적용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김종선(삼성SDI 상무)=삼성SDI 협력업체 가운데는 ERP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아마도 원청업체가 인터넷으로 대부분의 수·발주업무를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소기업에서 생산성있고 질좋은 부품을 납품해야 대기업도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ERP는 생산혁신을 일굴 수 있는 중요한 인프라로서 중소기업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사회=IT화는 e비즈니스를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B2B전자상거래를 지원합니다. 대기업의 B2B 현황은 어떻습니까.
◇김종선=삼성SDI는 이미 10년전부터 EDI 등을 적용해왔습니다. 최근의 B2B는 기존 거래체계의 인터넷화를 의미합니다. 또연간 실거래업체 900여개 중 90% 이상의 업체들과 인터넷을 통한 B2B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열린구매’를 통해 협력사들이 인터넷으로 납품신청을 하면 이를 평가하고 납품승인을 해줍니다. 또 ’SDI-buy시스템’으로 협력사와 설계도면 공유 등도 구현하고 있습니다.
◇사회=3만개 중기 IT화 사업을 통해 이미 2만3000여 업체가 IT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2단계에 접어드는 올해 3만개 IT사업에 대한 추가적 건의사항들을 말씀해주십시오.
◇권영범(영림원소프트랩 사장)=3만개 IT사업은 ERP 등 정보화 도입 확산에 공헌했습니다. 매출 수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 ERP를 도입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내실화 단계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SOC사업도 부실화는 나중에 나타납니다. 하물며 IT시스템의 내부 부실은 좀처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탄탄한 소프트웨어를 통한 내실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김영환(KT e비즈사업본부 상무)=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 무선 등 통신인프라가 뛰어납니다. 이를 중소기업 정보화 및 e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방안을 이제부터 적극 검토해야합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자금력, 조직력, 운영력이 부족하다. 정부의 지원이 끝나면 IT활용도가 이전으로 돌아가버리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발달된 통신인프라를 활용한 ASP방식의 IT지원이 적극 모색돼야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들은 단말기만으로 서비스받을 수 있습니다. 즉 ERP, 그룹웨어, 공급망관리(SCM) 등을 공공자재 이용(수도료, 전기료)처럼 하자는 것입니다.
◇사회=향후 정부의 중소기업 IT화 정책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김종갑=올해부터는 3만개 IT화 사업의 이름을 과감히 없앴습니다. 대상기업을 늘리기보다는 이미 도입한 기업들의 고도화와 내실화를 일궈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 IT화 추진 여건과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해 우수 IT화 기업으로 중점 지원할 것이며 ERP 도입과 더불어 기업경쟁력 및 e비즈니스 구현에 필요한 관련 솔루션 구축을 통합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SCM 구축도 지원할 것입니다.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의 업종별 B2B시범사업, e마켓플레이스와의 연동 등도 지원 대상입니다. ASP방식의 IT화 지원사업에도 역점을 두겠습니다. 궁극적으로 새 정부내에서 이러한 방향이 재조정되고 전체적인 일반 R&D 수준 못지 않게 정보화 분야에도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중소기업들의 전자상거래를 통한 5% 소득공제를 확대하고 부가가치세 감면도 적극 검토할 생각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요청하고 있는 사항이므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리=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