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버추얼라이제이션)를 통한 이기종 스토리지의 통합이 올해 스토리지 시장의 핵심 이슈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물리적으로 분리된 시스템을 소프트웨어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가상화 기술은 그동안 일부 스토리지 공급업체들이 스토리지 내 파티셔닝 기능이나 자동화 기능을 부여해 자사 시스템에 한정해 스토리지 자원을 공유하거나 자동화된 관리기능을 구현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기종 스토리지 통합을 네트워크에서 실제 구현할 수 있는 전문 소프트웨어가 본격 등장함에 따라 스토리지 가상화는 기술상의 논쟁에서 한 발 나아가 시장창출, 레퍼런스(준거)사이트의 출현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지의 가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기업들이 TCO와 효율적인 자원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특정 애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증가에 따라 스토리지를 계속 증설하지만 주변의 스토리지는 100% 활용되지 못한 채 유휴자원으로 남게 되는 상황을 극복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실제로 일반기업에서 물리적으로 수십대에 이르는 스토리지 자원을 논리적으로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어 관리효율성을 높일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여기에 지난해 재해복구(DR) 시스템의 부각도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즉 이기종 스토리지 환경에서 백업이나 재해복구체제를 구축하려면 현재의 시스템과 똑같은 환경을 동일하게 구현하거나 아니면 기존 장비를 단일한 제품으로 교체한 후 해당 시스템으로 다시 이중화해야 한다. 두 경우 모두 엄청난 비용이 소모돼 기업들로서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DR 구축을 희망하는 기업에 이기종 스토리지 환경은 풀어야 할 숙제로 대두된다.
그동안 가상화는 동일한 제품에 한해서는 스토리지 자원을 공유하거나 SAN상에서 파일시스템을 공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HP의 VA나 EVA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또 EMC나 히타치처럼 서로 다른 디스크가 완벽하게 호환되는 것도 현재는 불가능하다. 글로벌한 차원에서 디스크간 호환을 위한 API 공유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EMC나 HP, IBM 등은 표준을 지원하는 제품출시를 약속했지만 현실성 측면에서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인 밴드 스토리지’ 방식이 이기종 스토리지 통합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서버와 스토리지 사이에’ 설치된다는 의미의 ‘인밴드’ 방식은 소프트웨어가 스토리지 자원 수준을 판단, 데이터 저장을 지시한다는 면에서 가상화를 구현하게 된다. 즉 서버와 스토리지를 SAN과 같은 네트워크 기반으로 구성한 후 SAN 스위치에 특정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어플라이언스 서버를 연결함으로써 이기종 시스템의 통합을 이뤄낸다.
실제로 중대형 시스템 업체와 전문업체들이 스토리지 인밴드 스토리지 솔루션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HP의 경우 ‘SV3000’ 이란 제품을, 한국IBM은 본사 차원의 글로벌 총판 계약에 따라 데이터코어의 ‘SAN심포니’라는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또한 팔콘스토어나 데이터코어와 같은 전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 지사를 설립, 영업에 착수해 스토리지 시장에서 인밴드 스토리지 솔루션의 열풍이 점쳐진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