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 유가 상승, 미국 경제회복 지연 등 주식시장 주변여건이 당초 기대보다 좋지는 않다. 하지만 이라크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면서 유가가 안정을 찾고 중국의 성장세가 지속돼 세계 경제에 활력이 된다면 하반기 경제회복과 주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대우증권의 신후식 박사(48)는 애널리스트로 출발, 20년 넘게 경제 리서치를 담당해 온 국내 대표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하나다. 올해 초 경기 전망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내놓으면서 현재까지는 가장 정확한 분석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신후식 박사는 세계 경기 동조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 국내 기업만의 성장은 더 이상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각국의 경기상황에서 방향 자체가 완전히 다르게 나타날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신 박사는 “이제 세계 경제가 서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국내 환경 분석만은 의미가 없다”며 “해외 동향 분석에 80% 이상의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중요한 것은 세계 경기가 호황을 보일 때 우리나라가 더 많은 성장을 하고, 세계 경기가 하락할 때 우리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국내 경기가 호전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같이 세계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시 상승과 국가 경제 지위 향상은 일류기업이 많이 나타나야 가능하다”며 “중국 등 신흥 국가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도 일류기업 양성에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향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모든 기업이 수혜를 보기는 힘들며 기업들 사이에도 양극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일류 기업군의 시가총액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3류 기업군의 동반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 박사는 노키아가 핀란드 증시에서 전체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하기도 했다는 점을 그 예로 들었다.
신 박사는 오랜 경험을 가진 베테랑답게 국내 경제 분석에서 범하고 있는 잘못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많은 사람이 세계 경제, 특히 미국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단순 지표 발표나 립서비스 형태의 전망에만 의존하는 등 행간을 잘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후식 박사는 또 “주가에 따라 투자와 소비를 결정하는 등 국내외에서 모두 주가의 경기선행지표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분석기관은 아직도 주가를 무시한 채 산업 내부의 문제만을 들추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