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혜순 SK텔레콤 M파이낸스사업본부 과장은 휴대폰 결제서비스를 처음부터 기획하고 상용화로 연결시킨 일등공신이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휴대폰 결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여성이 있다. SK텔레콤 M파이낸스본부에 근무하는 김혜순 과장(35)이다. 휴대폰 결제가 새로운 사업모델로 각광받게 되기까지 공을 들인 사람이 어디 한두 사람일까. 그러나 김 과장과 휴대폰 결제서비스의 인연은 남다르다. 휴대폰 결제서비스가 사업화되기까지는 그녀의 ‘산고’가 컸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지난 98년부터 SK텔레콤의 중장기 전략인 ‘비전2010’ 설립을 위해 활동해왔다. 중장기 전략수립 과정에서 휴대폰 결제라는 사업 아이디어를 수차례 올렸다. 하지만 회사측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던 지난 2000년 3월. 회사 고위 관계자의 호출이 있었다. 그동안 준비해온 휴대폰 결제서비스 보고서를 올리라는 지시가 갑자기 내려온 것이다. 갑작스런 명령이었지만 김과장은 차분하게 자료를 준비해 올렸다. 당시 임신 8개월이던 김 과장은 과거 수년 동안 정리해온 모바일 커머스의 전반적인 자료로 보고서를 만들며 ‘태교’를 했다.
김 과장이 첫아이를 출산할 무렵 회사에서는 모바일 커머스를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로 결정을 했다. 3∼4년간의 노력이 첫아이 출산과 더불어 회사의 간판사업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01년에는 M파이낸스사업팀이 생겼고 지난해에는 사업본부로 승격, 통신업계와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사업이 무럭무럭 성숙해갔다.
“당시 SK텔레콤이 휴대폰 결제사업을 검토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위축됐던 스마트카드 업계가 회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제가 한몫을 했다는 것이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그녀의 첫번째 산고로 M커머스 사업이 등장했다면 그녀의 두번째 산고로 태어난 것은 신용카드와 휴대폰이 합쳐진 이른바 ‘원칩’ 단말기다. 김 과장이 두번째 출산을 앞두고 SK텔레콤이 카드사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금융계, 재계에서의 견제가 강화됐다.
양사 실무진 사이에서 합의가 된 내용들이 임원들의 결제과정에서 번번이 결렬되기가 한두번이 이니었다. 김 과장은 ‘아줌마의 뚝심’과 그녀만이 갖고 있는 ‘부드러움’으로 동료들과 함께 제휴사를 하나둘씩 만나면서 문제를 해결해 갔다.
결국 지난해 12월 10일 외환카드, 우리카드, 비자인터내셔날과 제휴식을 갖고 신용카드와 휴대전화가 합체된 ‘원칩’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고서상에만 존재했던 서비스가 소비자들앞에 당당하게 소개된 것이다.
김 과장은 그동안 새로운 융합형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큰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놓고 마치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통신과 금융간의 경쟁으로 보기보다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위를 할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새로운 산업을 같이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김 과장은 자신이 일조한 휴대폰 결제솔루션을 들고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최고의 통신인프라, 최고의 소비자, 최고의 단말기를 갖고 국내에서 사업이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의 솔루션이 사실상 세계 표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동안 김 과장의 고민은 항상 좋은 결실을 맺어왔다. 세계 최강을 향한 그녀의 도전이 언제 또다시 ‘옥동자’를 낳을지 동료들과 업계의 기대가 함께 모아지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