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PU 출하 연기` 원인과 파장

 인텔이 하반기 PC 교체수요를 겨냥해 야심작으로 준비하던 CPU 신제품에 결함이 발견되면서 관련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 ‘펜티엄’ 첫 출시 후 부동소수점 연산에 문제가 발생해 인텔이 자진리콜을 한 사례는 있으나 고객사의 지적으로 출하를 연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다.

 이에 따라 인텔의 제품선적을 기다리고 있던 전세계 PC제조업체와 주기판업체들은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경기불황을 고려해 적은 투자비용으로도 고성능 PC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인텔이 메모리업체들과 함께 협력 개발해온 시장활성화용 특화기술(시스템버스 800㎒, DDR 400 메모리 지원)을 탑재한 것이어서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출시 전부터 제기돼 온 결함 문제=인텔측에서는 이번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다. 그러나 출시 전부터 국내외 PC업체와 주기판업체, 벤치마크 사이트들에서는 인텔의 CPU와 시스템버스(FSB) 800㎒용 845P칩세트, DDR 400 메모리간에 호환이 잘 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던 상황이다.

 예상대로라면 데이터 출입통로를 넓히고 메모리 속도를 올린 만큼 처리속도가 급격히 증가해야 하는데 인텔의 칩세트가 특정 업체의 DDR 400 메모리를 DDR 266으로 인식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것. 이 사항은 주기판업체들이 바이오스(BIOS)를, 인텔이 칩세트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CPU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국내 벤치마크업체 분석가는 “인텔과 메모리업체들이 CPU와 칩세트간 시스템버스 속도를 800㎒로 올리고 듀얼 채널로 바꾼데다 메모리까지 새로운 규격인 DDR 400으로 변경하면서 상호 호환성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어떤 여파 미칠까=이처럼 문제가 불거지자 신제품으로 신규 매출 발생을 노려왔던 관련업체들이 울상에 빠졌다. 당장 칩세트가 탑재된 주기판를 판매해야 할 업체들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PC 주변기기 판매업체인 컴오즈의 정세희 이사는 “호환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 수요침체를 장기화시켜 가뜩이나 어려운 PC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PC 주변기기업체들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주기판 제조사에서 검증을 마친 추천제품만 판다는 계획이며 PC제조업체들은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문제가 장기화되면 내달 출시예정인 인텔의 ‘865(코드명 스프링데일)’ 칩세트에도 영향을 미쳐 DDR 400 메모리의 특수도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사진설명>

 인텔이 14일 출시한 875P 칩세트(코드명 캔드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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