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2인자` AMD의 도전](2)헥터 루이즈의 야심

 AMD의 헥터 루이즈 CEO는 프로세서 역사에서 조연으로 만족해 온 AMD의 역할 바꾸기에 나선다.

 알려진 대로 그는 64비트 프로세서 ‘옵테론(서버용)’ ‘애슬론64(데스크톱용)’를 들고 최강 인텔과 정면 대결한다. 이번 공략은 64비트 공략을 통해 32비트 시대를 지배한 인텔을 밀어내고 새시대의 강자로 거듭나게 된다. 그가 CEO로 취임한 지 1년째 되는 26일은 AMD의 새로운 출발선이기도 하다.

 ◇AMD의 희망 헥터 루이즈=지난해 26일 멕시코 출신 헥터 루이즈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한 지 2년만에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인물인 창업자 제리 샌더스 3세의 후임으로 사령탑에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그의 AMD 입성에 대해 “길어야 6∼9개월 정도 버틸 것”이라며 혹평했다. 하지만 그는 ‘애슬론 칩’을 성공시키며 99년 매출 29억달러, 순손실 8894만달러였던 AMD를 2000년 매출 46억달러, 순이익 9억8300만달러로 돌려세우면서 CEO에 올랐다.

 AMD는 지난해 순손실 13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여전히 적자다. 헥터 루이즈는 지난해 체질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 분기별 비용을 7억5000만∼8억달러(2002년)에서 6억5000만달러(올해 예상)까지 내렸다. 힘을 비축한 그는 “64비트 칩이 나오는 2003년이 AMD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헤르츠의 신화’를 깬다=인텔은 줄곧 ‘클록 스피드=프로세서 성능’이란 등식으로 32비트 시대를 이끌어왔다. AMD가 아무리 칩 수행능력을 강조해도 먹혀들지 않았다. 하지만 22일(현지시각) 출시될 옵테론과 9월 출시 예정인 애슬론64는 다르다.

 64비트이지만 32비트 소프트웨어 겸용인 옵테론은 첫 희생양으로 인텔의 제온 칩을 노린다. 제온은 옵테론보다 클록속도에서 앞서지만 수행능력은 뒤진다. AMD는 제온을 삼키고 인텔의 64비트서버용 아이테니엄2을 상대할 심산이다. AMD는 아직 64비트 칩용 데스크톱 시장이 없다고 방심해 칩을 내놓지 않은 인텔보다 한발앞서 이 시장에 깃발을 꽂게 될 전망이다.

 ◇지지세력을 만들어라=헥터 루이즈는 “지금껏 칩메이커와 칩을 사용하는 PC제조업체 및 SW업체는 서로 다른 역할을 가졌지만 옵테론 출시를 계기로 이제부턴 함께 가는 모델이 정립돼야 한다”고 말한다.

 루이스가 “64비트시대를 열기 위해 PC제조업체가 64비트 칩을 채택한 서버와 PC, 그에 걸맞은 SW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해 업계도 화답하고 있다.

 리눅스전문업체인 수세는 옵테론을 지원하는 리눅스를 출시하며, MS는 늦어도 내년초 64비트용 윈도를 내놓는다. IBM과 선도 옵테론을 지원하는 PC나 서버 출시방안을 검토하리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 시각이다. 물론 이들의 힘만으로 64비트 시대가 도래할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루이즈는 지난해 9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왜 64비트칩이 32비트까지 지원하는가’라는 질문에 “고객들이 완전히 준비됐을 때 64비트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32비트 시대에서 64비트로 이행하는 전환기에 둘 모두를 지원하는 회사가 주도권을 잡을 것이란 그의 예언은 이제 시장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