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세대 LCD라인 확정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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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7세대 라인 사이즈(1870×2200㎜)를 확정했다는 것은 6세대에 투자중인 LG필립스LCD, 샤프와는 순위 경쟁을 마감하고 독주체제를 구축한 후 40인치 이상에서는 PDP업체와의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후발업체들이 삼성의 의도대로 7세대 투자를 감행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는 장비공급 문제부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LCD TV시장이 30인치급에 머물 경우 투자효율성에서 앞선 6세대 라인투자업체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측은 “모든 경우의 수를 최대한 고려했다”며 국내 전자업계 사상 최대인 총 3조5000억원에서 4조원의 베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LCD로 대형 디스플레이 장악=6세대를 건너뛰고 7세대 라인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LCD TV, 그것도 40인치 이상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다. 유리원판을 1장 투입할 경우 5세대에서는 40인치 LCD TV용 패널을 2장 얻는 반면 6세대는 4장, 7세대는 8장이 얻어진다.

 비교적 소형인 26인치 LCD 패널의 경우 7세대 라인이 5세대에 비해 3배를 생산할 수 있는 반면 40인치급에서는 4배 이상의 효율을 갖는 셈이다. 6세대 라인은 30인치급 LCD TV 생산에 효율적이나 40인치에서는 7세대에 뒤진다.

 대우증권의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대형 디스플레이에 높아지는 만큼 향후 LCD TV의 메인 스트림은 40인치대로 넘어갈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40인치 제품에 효과적인 7세대 라인 투자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장비 지원여부가 변수=장비업체들은 6세대와 7세대 라인 장비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가 거의 같은 시기에 6세대와 7세대 라인을 가동함으로써 장비업체들의 개발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일부 장비업체들은 삼성전자의 일정대로 장비가 공급될지 여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LG필립스LCD에 납품할 장비를 일정대로 개발하기 빠듯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제품까지 동시에 개발하기에는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조용덕 상무는 “장비문제를 포함한 제반 여건을 고려해 7세대 라인 가동시기를 잡았다”며 “적기에 장비를 납품하는 데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대만업체들이 7세대 투자로 선회하지 않고 6세대에 투자할 경우 삼성전자는 표준화싸움에서 밀려 장비가격 인하나 운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5세대 라인 규격에서도 대만업체들이 결국 삼성전자 규격을 따라갔듯이 7세대도 우리 규격에 맞춰 후발업체들이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했다.

 ◇후발업체 M&A 가속화 계기 될 듯=삼성전자의 7세대 투자금액은 대략 3조5000억원에서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전자업계 단일 공장 투자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투자금액이 늘어나면서 대만업체들도 M&A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업체들은 AU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 데다가 규모도 작아 총 4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세계에서 LCD라인에 3조∼4조원을 투입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LG필립스 외에는 없다”며 “대만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M&A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