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인터넷 다음은 로봇이다

 ◇인터넷 다음은 로봇이다 배일한 지음 오상록 감수 동아시아 펴냄 

 지난 8월 전 세계에 매우 상징적인 뉴스 하나가 타전됐다. 일본·체코 정상회담이 열린 체코 프라하의 흐르잔스키궁에 일본의 첨단 인간형 로봇 ‘아시모’가 정상회담 국빈만찬에 초대받아 참석한 것이다. 이 사건은 로봇산업이 이미 21세기 각 국의 운명을 쥐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국·일본·유럽 등 세계 각국은 로봇산업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인공지능·인터페이스 기술 등 컴퓨터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의 지능을 강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고, 일본은 메카트로닉스 기술의 강점을 바탕으로 인간과 유사한 모습과 동작을 구현하는 휴머노이드형 로봇 개발에 중점을 두고 통산성의 주도하에 ‘인간형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은 노약자 간호와 재활로봇을 중심으로 로봇의 전략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로봇 전쟁 중입니다. 세계 경제 주도권 다툼의 최전방에 로봇산업이 있는 겁니다. 21세기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로봇과 로봇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때입니다”.

 지난 2002년 1월부터 17개월간 전자신문에 64회에 걸쳐 연재한 로봇 관련 기획물 ‘로보사피엔스 이야기’를 기초로 책을 펴낸 저자는 “로봇산업이야말로 한국 경제에 숨통을 열어줄 차세대 성장엔진”이며 “따라서 21세기 부강한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선 로봇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혹은 지식 인프라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며 출판 의도를 밝혔다.

 때마침 새 정부 역시 로봇을 한국 경제를 이끌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로봇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먼저 깃발을 치켜들고 민간기업과 언론매체들이 일제히 로봇 강국을 외치면서 우르르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형국이다. 불과 몇 년전 인터넷 초강국을 목표로 전 국민을 상대로 ‘컴맹퇴치 운동’을 벌이던 시기와 비슷한 현상이 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첨단 로봇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문제는 일반인이 알고 있는 로봇과 실제 로봇 업계가 처한 현실 사이에 큰 공백이 있으며 로봇 기술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커질수록 양측의 괴리는 위험할 정도로 더욱 벌어진다는 점이다.

 한국이 인터넷 열풍을 기반으로 IT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인이 세계 어느 국민보다도 IT에 대한 인식이 높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봇산업이 발전하려면 그에 대한 일반인들의 마인드가 함께 성장해야 비로소 로봇 강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언론과 일반인들의 로봇관은 호기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인터넷 혁명에 이어 로봇기술의 거센 충격파가 우리 현실 속으로 다가오고 있다. 로봇을 그저 무인공장의 자동화 생산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로봇이 등장했는가 하면 로봇이 그린 그림이 미술관에 전시되고 아트로봇이 고가에 경매되는 소장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심지어 로봇을 입양하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거나 곧 우리 앞에 다가올 현실이다.

 그렇다면 다가 올 로봇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치열한 세계 로봇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중심의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세계 최고 수준인 초고속 인터넷망은 하드 로봇과 온라인 기반의 소프트 로봇을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지능형 로봇이 등장하기에 더 없이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로봇 기술 역시 상상력이 지배한다. 그 상상력은 어떤 천재 과학자의 번득이는 영감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만 산업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 다음은 로봇”이라고 저자는 이 책에서 주장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