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 영화 뿌리 뽑는다"

 미국 영화 제작사들이 합법적 온라인 영화 배급방법을 개발하는 동시에 온라인 영화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들 영화제작사들은 지난주 아카데미상 심사위원들에게 보내던 이른바 ‘시사 영화(screener)’ DVD나 비디오 테이프의 발송을 중단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상징적 조치를 단행했다.

 ‘시사 영화’는 극장 개봉 직후 영화상 심사위원 등 관계자들에게 발송되며 보통 ‘시사 영화’ 발송 수개월 후 영화가 가정이나 영화대여점에서 유통된다. 이번 시사 영화 발송 중단 조치는 ‘심사위원용’이란 안내문이 붙은 시사 영화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불법 복제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이번 조치를 주도한 미국영화협회(MPAA)는 영화 제작사들이 영화 불법 복제 근절에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잭 발렌티 MPAA 회장은 “시사 영화 디스크나 테이프는 그 자체가 불법 복제의 일부”라며 “불법 복제를 원천 봉쇄한다는 차원에서 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영화사들은 음반 업계와 이들의 이익단체인 음반산업협회(RIAA)가 온라인 음악 불법 복제로 오래 동안 골머리를 알아온 것을 지켜봐 왔다. 영화사들은 음반 업체들의 온라인 음악 복제에 대한 대응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법적 행동을 너무 늦게 시작했고 파일교환(P2P)의 문제점을 대중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했으며 합법적 온라인 음악 구매방법도 재빨리 개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음악 CD 매출은 네티즌들이 카자와 그록스터 같은 P2P 서비스를 통해 무료로 음악을 다운로드하고 공유하는 바람에 계속 격감하고 있다. 결국 RIAA는 지난달 P2P로 음악을 공유한 261명을 고소하는 조치를 취해 음악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무더기 소송은 온라인 불법 복제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긴 했지만 음악 팬들의 비판을 가져왔다.

 현재 온라인 영화 불법 복제 상황은 냅스터가 음악 P2P 열풍을 일으키기 직전과 비슷하다. 영화 파일은 용량이 커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다. 케이블 모뎀이나 DSL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세대가 미국의 경우 전 가구의 80%에 이른다. 아직 공짜 영화를 얻을 수 있는 보편적 단일 사이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발렌티 회장은 “최근 조사 결과, 매일 40만∼60만회의 영화 불법 복제가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불법 복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영화업계가 불법 복제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음반 업계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불법 복제를 발본 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화업계는 웹사이트(http://www.respectcopyrights.org), TV 광고, 중고등학생 교육 등으로 짜여진 ‘디지털 시민의식’이라는 홍보 캠페인을 시작했다. 넷플릭스, 무비링크 등을 통한 온라인 DVD 대여와 다운로드 판매도 지원한다. 월트디즈니는 최근 유료 영화를 TV 셋탑박스 하드디스크에 전송하는 무비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영화업계는 하이테크분야 최고의 두뇌를 모아 온라인 불법 복사를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