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귀가 먹은 멜빈 패터슨(31)에게 의사 소통은 시각에 의한 경험이 전부다. 청각장애인인 그에게 전화, 무선호출기, 불안전한 동영상전화 등은 원격 커뮤니케이션의 즐거움을 일깨워주지 못했다.
시카고에 있는 영화학과 학생인 패터슨은 그러나 애플컴퓨터가 지난 여름 내놓은 새 동영상회의 소프트웨어 ‘i채트 AV’와 새 웹카메라 ‘i사이트’를 써보고는 감탄했다. 그는 “여자 친구와 애플의 동영상시스템을 이용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때의 기분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처음 전화가 발명돼 먼 곳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때 사람들은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i채트 AV는 예전 기술과 달리 수화에 있어 중요한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화면에 또렷하게 보여준다. 패터슨씨는 “청각장애인과 난청인들이 오래동안 기다려온 기술”이라고 말했다. i채트 AV는 이미 50만장 이상이 다운로드되는 등 히트 조짐을 보인다. 애플은 동영상회의의 활성화와 함께 이 과정에서 매킨토시 컴퓨터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비싼 비용과 나쁜 화질 때문에 미국의 2800만명에 달하는 청각장애인과 난청자들은 동영상회의를 이용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IT혁명의 과실이 이들에게도 나눠지기 시작했다.
애플의 서비스는 이런 열매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스프린트, AT&T 등 통신업체들의 동영상 중계시스템(VRS:Video Relay System)도 주목받는다. VRS는 수화 통역사가 청각장애인의 수화를 비디오폰이나 웹카메라로 읽어낸후 이를 듣는 사람에게 일반전화기로 전달해 주는 방식을 취한다. 이런 시스템은 장비 구입을 제외한 운영비용은 장애인법(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에 따라 제공되는 연방 자금 지원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벤처업체인 클럽데프닷컴은 청각장애인들이 웹 카메라 및 PC를 이용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는 사이트를 개설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사이트스피드’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웹 커퍼런싱을 제공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동영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은 적어도 청각장애인 사회에선 무엇보다 중요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니 박 기자 conypark@ibiztoday.com>
사진설명:청각장애 영화학도인 멜빈 패터슨이 애플컴퓨터의 ‘i채트 AV’를 사용해 수화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