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증시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IT수출 부문의 확대에 힘입어 상승세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은 적지만 내수 경기의 회복 정도에 따라서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세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외 증시 자금의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보강에 의한 외국인 주도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은 실적에서 거시 경기 지표로=이달 국내 증시는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급속도로 거시 경제 지표쪽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종료되면서 거시 경제 지표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OECD 경기 선행 지표, 미국의 주간 단위 경기 선행지수 등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게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특히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피력할 수 있을지가 다음달 증시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회복이 더욱 가시화될 경우 국내 수출 모멘텀 강화, IT 등 경기민감 업종 중심의 주가 상승이라는 연결 고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의 경우 수출 부문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내수 회복 여부가 관건 될 듯=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기존의 상승세가 다음달에도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였던 국내 증시가 상승의 고삐를 틀어쥘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내수 경기의 회복에 달려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내수 회복에 대한 증권사들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LG투자증권은 통계청의 9월 소비자 기대지수와 평가지수를 인용, 소비 심리가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연내 내수 부진이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적 의견을 내놓았다. 현대증권 김지환 팀장은 “전경련과 한국은행의 10월 기업실사 지수가 개선 양상을 보이는 등 지난 7월 이후 지수가 눈에 띠게 좋아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기업 사이드를 중심으로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들의 유동성 보강은 긍정적=내달에도 외국인 주도의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5월 이후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12조원 규모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가 올 4월 이후 1000억달러 규모에 달하고 있는데 이들 주식형 펀드의 상당 금액이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으로 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LG투자증권의 강 팀장은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5월 이후 전기전자·화학철강 등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해 편향적인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며 “전기전자 등 특정 부문에 대한 편향적인 매수가 나중에 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IT수출주 대 경기 방어주=원화 절상 변수가 여전히 시장의 악재로 자리잡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수출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IT 경기가 개선 추세를 보이면서 휴대폰·전자부품 등 IT 수출종목이 유망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 3분기 실적 모멘텀이 확인된 삼성SDI, 휴대폰 부품주인 유일전자·모아텍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반면 삼성증권은 내수부문의 지속적인 침체와 환율변수 등 불확실한 요인을 반영해, IT수출주보다는 유틸리티 등 경기 방어주와 연말 배당 시즌을 겨냥한 고배당주가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