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가 내년 1월부터 유선방송사업자가 디지털방송을 위한 셋톱박스에 케이블카드를 의무적으로 장착키로 한 기한을 다시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4일 “현재 국내시장에 유일하게 케이블카드를 공급할 수 있는 SCM이 케이블카드 공급가격을 낮추지 않아 국내 사업자들이 이를 도입해 서비스를 개시하기에 어려움이 크다”며 “이에 따라 당초 내년 1월부터 셋톱박스에 케이블카드를 장착키로 하는 의무기한을 늦추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SCM이 하반기 협상에서 가격을 개당 20달러 이하로 낮추기로 해 놓고도 여전히 업체들에게 25달러 이상의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가격으로는 사실상 케이블카드를 장착한 셋톱박스의 공급이 어려워 국내 업체의 케이블카드가 개발되는데 필요한 6개월 정도의 시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의 이 같은 방침은 SCM과의 케이블카드 가격협상에 난항을 겪자 국내 케이블카드 개발업체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는 높은 가격을 고집하는 SCM과의 막판협상에서 SCM측을 압박해 보려는 의도로도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BSI 관계자는 “최근 SCM이 케이블카드 가격문의에 대한 답변을 늦추는 등 국내 사업자들을 초조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정통부가 국내 케이블카드 개발을 기다리겠다면 SCM측의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케이블카드장착 유예는 전체 오픈케이블 시장 활성화가 느려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일단 서비스를 시작해 시장을 활성화하고 점차 케이블카드 가격을 낮춰 가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9월에 케이블카드 사용의무화를 확인하고는 이를 다시 번복한다면 정부정책의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케이블카드 개발업체인 인터랙텍은 현재 프로토타입의 모듈을 개발, 이에 대한 성능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랙텍은 이를 모듈화 해 상용화하는데 빠르면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