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oC 줄다리기`

 “시스템온칩(SoC)은 반도체의 한 부분입니다.” “SoC는 기존의 반도체 산업과 달리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된 시스템온칩(SoC)를 둘러싸고 반도체산업협회와 IT SoC협회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역할 중복이라며, IT SoC협회는 SoC산업을 대표하는 전문적인 협회라고 서로 주장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산업협회는 삼성과 하이닉스 등 파운드리 및 소재 기업들이 중심이돼 SoC의 중요한 부분인 반도체 설계부분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던게 사실이다. 또한 이익대변에도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파운드리 기업 관계자는 “반도체산업협회는 하이닉스와 관련 상계 관세, 매각 협상 등의 큰 일이 일어났을때 회원사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IT SoC협회도 사정은 달라보이지 않는다. IT SoC협회는 기존의 반도체설계사 협회인 ADA가 모태다. 이들은 시스템 기업과 파운드리, 소재 등 다양한 SoC관련 기업을 회원사로 유치하겠다지만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유치대상기업이 대부분이 반도체산업협회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한 벤처기업 사장은 SoC협회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회원사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벌써부터 걱정이다.

 업계가 SoC산업을 육성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업계는 서로의 이익만 쫒다 내부가 분열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업계가 힘을 합쳐 정부의 정책을 이끌내기보다 부처의 입김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협회는 산자부의, ITSoC협회는 정통부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지적을 벌써부터 받고 있다.

 언젠가부터 업계는 정부가 줄서기를 강요한다고 불만이다. 그러나 코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스스로 줄서기에 앞장서고 있지 않은지도 반성을 해봐야한다. 누가 적임자인지 자격시비를 벌이기 전에 이제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SoC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머리를 맞댈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