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해가 바뀌었는가 싶더니 벌써 설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설은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포함해 5일간의 황금연휴다. ‘맘편히 쉬겠다’는 사람부터 성급하게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걱정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지난 계미년은 국가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한 해였다. 불법 대선 자금 문제가 연말까지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대구지하철 참사와 태풍 ‘매미’로 인한 사상 최악의 재해를 겪었다. 끝나지 않은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사회적 이슈다. 오륙도에서 사오정으로 다시 삼팔선에서 이태백으로 이어지는 고용불안은 더이상 특정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설날은 우리 민족에게는 마음의 고향이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지들과 함께 정을 나누며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하는 명절. 설날 만큼은 모두의 가슴이 푸근해질 수밖에 없다.
손에 손에 선물보따리를 들고 고향을 찾고 친지들을 방문하며 정을 나누는 모습에서 다시 한번 새해의 희망을 꿈꾸게 된다.
30대 샐러리맨 K씨는 “일정을 나눠 금요일까지는 처가와 친가에 들러서 부모 형제들과 보낸 후 주말에 우리가족만 따로 눈썰매장으로 놀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0년간 다닌 회사를 접고 지난 2001년 자영업의 길로 들어섰던 L씨는 지난해 다시 새로운 회사에 취직했다. 그는 “동생이 이어받은 자본금 1억원의 회사를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가 이번 설에 가족간의 주된 화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갑신년은 십이간지 중 원숭이의 해다. 원숭이는 가장 활동적이면서 낙천적인 동물이다. 호기심이 많고 음식을 가리지 않으며 무엇보다 잘 논다. 사람들은 ‘자만심’을 원숭이띠가 지닌 또 하나의 특성으로 지적하며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금은 위축된 마음보다는 자만심에 가까운 자신감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서유기의 제천대성 손오공처럼 말이다.
‘새해에는 복 많이 받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더 늦기 전에 고향으로 가져갈 선물을 고르는 손길이 바빠지는 시즌이다. 이제는 인터넷 쇼핑몰과 백화점 택배 등 선물을 고르고 사는 것도 한결 편리해 졌다. 고향으로 들고갈 선물을 고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고향의 하늘 아래로 달려 간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