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시무식에 빠지지 않는 행사가 바로 최고경영자의 ‘신년사’다. 신년사는 해당 기업의 경영 목표와 비전을 함축하고 있다. 신년사만큼은 기업 대표가 직접 발표해 무게를 더한다. 간혹 알맹이 없이 의례적인 새해 인사로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해당 기업의 경영 목표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이 때문에 신년사를 훑다 보면 한 해 살림살이를 대충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주요 기업의 신년사에서는 빠지지 않는 말이 ‘변화’와 ‘효율’이다. 기업 경영자라면 늘 이야기하는 말이지만 신년사에서 주는 이 말의 의미는 각별하다. 먼저 변화는 ‘미래 사업’을 염두해 둔 말로 풀이된다. 짧게는 내년, 길게는 5년 이후를 내다보며 먹고 살 수 있는 전략 사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과 사람 모두가 변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변화의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다소 비장감 섞인 표현까지도 눈에 띤다.
효율을 강조한 것은 최근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있다. ‘저비용 고효율’ 구조의 정착은 기업이 생존하는 한 끊임없이 이뤄야 할 경영 목표지만 어려운 국내 비즈니스 환경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가장 절실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또 하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는 말이 ‘사람’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서 나오고 우수한 인재를 많이 확보하느냐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늠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상벌이 엄격한 성과 위주의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말도 잊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강한 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만들고 우수한 인재가 강한 기업을 만든다는 것이다.
신년사에서 담고 있는 내용 모두를 이룰 수는 없겠지만 모든 기업이 어느 해보다도 경쟁력 있는 인재를 많이 확보하는 갑신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