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감소세를 보였던 외국인 직접투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국면으로 반전할 것이라는 고무적인 전망을 정부가 내놨다. 세계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투자유치 대상국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이달부터 외국인투자에 대한 현금지원제도인 캐시그란트를 비롯한 파격적인 투자유치 제도와 정책이 본격 시행되는 등 외자 유치에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가만히 앉아 외국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기다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산자부는 투자 분위기 성숙을 최대로 활용해 범정부적인 투자유치 체제를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중인 주요 투자유치프로젝트가 조기에 성사되도록 소관부처별 관리를 강화하고 부처별 유치 활동을 지속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부품·소재, R&D센터, 물류 및 관광 등 전략적 유치 활동을 벌여 나가고 경제자유구역 등을 중점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모두 방향을 제대로 잡고 바람직한 내용들이다.
정부는 이같은 활동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경우 올해 외국인 투자액이 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침체에 이라크전쟁 등으로 투자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작년의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액이 64억6700만달러로 당초 예상 60억달러보다 4억달러 정도 상회한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정부가 지난 한해동안 거의 다국적기업들의 R&D센터 유치에 신경을 기울여 일부 성과를 거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외국인투자액 80억달러가 설득력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가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동북아 경제중심’이나 국민소득 2만달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 부문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외국인 투자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있기는 하지만 이처럼 신규 고용 창출, 제품 품질과 서비스의 향상, 선진기술·경영기법 습득을 포함, 여러 측면에서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중국이 범정부적으로 나서 투자 유치 활동을 펴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이 보는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진다. 그나마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경제자유구역’도 글로벌 스탠더드가 적용되지 않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외국인들이 투자하는데 가장 신경쓰는 노사 불안정도 문제다.
정부는 지금까지 외국인투자 감소 현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상외교 등 정부의 대외활동과 민간 경제협력활동을 투자유치와 연계해야 한다. 특히 외자유치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각종 제도나 환경의 문제점은 적극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부족하고 과도한 행정규제와 복잡한 절차, 관계기관간 업무협조의 부족 등도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 촉진을 위해 현금지원제도, 프로젝트 매니저제도, 외국인투자지역지정 요건 완화 등을 골자로 개정된 외국인투자촉진법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이달부터 시행된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미흡한 투자환경을 재정비하고 공무원들에게 비즈니스마인드를 심어주는 일을 중요하고 기업과 노동계의 의식전환도 필요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말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