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전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전자업체와 외국업체간 특허침해 소송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휴대폰업계가 MPEG4 특허료 소송에 휘말렸다고 한다.
특허소송 대상이 갈수록 확대되는 데다 외국업체가 특허소송을 제기하면 관련업체가 받는 타격이 크다는 점에서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허침해 소송은 우리가 대증요법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와 업계가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국내 출원이나 세계 출원이 근래 차츰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원천기술 확보 등이 미흡해 외국업체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실질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MPEG4 특허풀인 미국의 MPEG LA사가 1월부터 MPEG4를 이용하는 세트업체를 대상으로 특허료를 부과키로함에 따라 앞으로 동영상 단말기를 판매하는 업체는 연간 최대 400만달러의 로열티를 부담해야 한다니 국내업체의 타격은 크다고 하겠다.
물론 계약에 따라 로열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국내 업체 중 비주얼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 등의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업체들은 고스란히 특허료를 내야 할 형편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휴대폰 업체들은 올해부터 원가부담이 가중될 것이고 기업의 경영압박은 물론이고 향후 시장개척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국내 현재 휴대폰 업계는 최근 몇 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룩해 세계 시장의 26%를 점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휴대폰 핵심 칩의 경우 퀄컴에 매출액의 5% 이상을 로열티로 내고 있다. 두말할 나위없이 우리가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이번 특허료 문제를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당장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삼성전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익률이 5% 선임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더욱이근래 전자제품은 기능이 통합되는 추세여서 특허분쟁에서 어느 분야도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우리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상황은 다르다.
우리가 계속되는 외국업체와의 특허소송에 대비하려면 우선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은 우선 독자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특허권을 교차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제품을 개발할 때 필요한 기술에 대해 사전에 특허 등록 여부 등을 파악해야 한다. 갈수록 높아가는 기술 장벽을 뛰어넘고 외국업체들과의 특허분쟁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려면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특허분쟁을 마무리 짓는데 드는 시간과 인력, 비용도 적지 않다. 제품 생산량이 많으면 그만큼 부담액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중소기업의 경우 자칫 제품 생산 자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관련 업체간에도 특허정보를 교환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공동 대응하는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 또 외국에서 열리는 특허관련 포럼이나 행사에 참석해 외국업체와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해외 시장을 개척할 때 현지 산업재산권 관련 제도 및 침해시 행정·사법 절차 등에 대한 세심한 파악도 필요하다.
정부도 특허보유가 곧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임을 인식해 외국의 특허정보를 수집하고 수시로 국내 업체에 제공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이를 지원해 주고 국내 업체에 대한 특허등록기간도 최대한 단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