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기관장에 듣는다](5)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

 “지난해는 사회 전반적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진 한 해였습니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제조업과 비교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정부와 국민 모두가 인식하게 된 것은 큰 성과입니다.”

 햇수로 출범 4년째를 맞이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서병문 원장은 올해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진출 △인력양성 △기술개발을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해외진출은 내수 기반이 약한 콘텐츠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현재 도쿄와 베이징에서 지사를 운영중인 진흥원은 상반기 중 런던과 LA지사도 각각 개소할 예정이다.

 특히 현지의 마케팅전문가를 직원으로 채용해 지사를 비즈니스 창출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수출정보종합시스템도 구축해 기업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

 인력양성도 핵심사업으로 추진한다. “‘원더풀데이즈’와 같은 애니메이션 작품을 보면 우리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을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지원인력이 극히 부족합니다.”

 이에 따라 서 원장은 올해 기획자와 마케터를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시키기로 했다. 한국콘텐츠아카데미에서는 CEO와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기획에서 배급까지의 전과정에 정통한 디렉터급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사이버문화콘텐츠아카데미(http://cyber.kocca.or.kr)와 온라인 상시채용관(http://job.kocca.or.kr)의 가동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실무교육을 받고 취업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도 희소식이다. 오는 2006년 설립을 목표로 문화산업대학원대학교의 본격적인 기획에도 들어갔다.

 해외 유학생들을 국내 문화콘텐츠 기업에서 교육시키고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본격화한다. 기술개발 분야에서는 ‘CT(Content Technology)로드맵’의 완성이 눈앞에 와 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진행돼 온 문화콘텐츠 관련 기술개발의 큰 틀을 잡기 위한 작업입니다. 로드맵 완성과 함께 문화산업기술연구소(가칭)의 설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 원장은 “업계는 정부의 무조건적인 자금지원보다는 시장에서 인정받아 자금을 투자받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올 한 해 문화콘텐츠 각 분야별로 성공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프로젝트에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종합적인 지원을 펼쳐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원소스멀티유즈의 특성을 살린 후속 콘텐츠를 개발하는 ‘스타프로젝트’를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 원장은 지난주 일본에서 열린 ‘디지털콘텐츠그랑프리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깜짝 놀랐다. 일본 경제산업성 국장이 축사를 하면서 “일본도 한국이나 중국처럼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별 기업의 힘으로 콘텐츠산업을 훌륭하게 성장시켜 온 일본이 정부까지 나설 경우 더욱 무서운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지난주에도 일본 문화청에서 방문해 우리의 지원사업을 살펴보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고삐를 놓지 말아야 합니다.”

 서 원장은 마지막으로 문화콘텐츠 기업들이 어려운 경영사정 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무엇보다 마니아 중심으로 운영되던 문화콘텐츠 산업에 상대와 법대, 인문대 출신들이 많이 진입한다면 한 단계 발전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