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초부터 경제회생에 역점을 두고 있는 가운데 산자부가 올해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제조업과 e비즈니스, 유통 등 관련 서비스업 등에서 총 11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부품·소재 기술개발에 2000억원을 지원하고 기업에 대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부문별 혁신주도형 산업정책을 통해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최근 우리 경제현상을 보면 새해 들어 다소 호전될 것이라는 낙관론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경제 체감지수는 좀처럼 영하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다. 더욱이 불법자금 수사 여파와 장기적인 불황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소비가 얼어붙고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우리 경제의 상황을 감안할 때, 자칫 만성 불황 병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도 연초 기자 회견에서 침체된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해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경제 챙기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자부가 새해 업무보고에서 △‘기업의 기’ 살려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 주도형 성장기반 구축 △지역혁신 클러스터 구성으로 자립형 지역 경제를 실현 △환경친화적인 에너지구조로 전환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이 가운데 ‘기업 신문고’를 설치하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한 자리에서 신속하게 해결하는 기업규제 해결 일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는 기업들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기대되는 바 크다.
그러나 과거에도 기업들이 틈날 때마다 행정 규제 완화를 요구했지만 실질적으로 눈에 띄게 시정된 것은 별로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의례적인 공약으로 끝나서는 안될 일이다. 물론 부처 간에 얽히고 설킨 행정업무상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런 요구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조차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규제 완화는 서둘러야 할 일이다.
더구나 올해는 국회의원 총선이 있어, ‘일자리 창출’ 등은 혹 총선용으로 급조한 정책이 아닌가 하고 색안경을 끼고 볼 수도 있는 시기적으로 미묘한 때다. 정부 부처가 앞다퉈 내놓는 각종 사업이나 계획들이 총선용 무지갯빛 청사진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서는 안된다.
청년실업은 차세대 인력 수급에 차질을 줌으로써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하다. 그동안 재경부 등 관련 부처에서 내놓는 일자리 창출 계획을 보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부가 국가 프로젝트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아니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는 기업들에 짐을 떠맡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기업이 마음놓고 투자할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임에도 애드벌룬을 띄우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없다. 이번 업무보고가 기업들의 기를 살리고 투자 심리를 촉진시켜 나라의 경제를 되살리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