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덕연구단지를 연구개발(R&D)특구로 지정하기로 확정했다. 한때 송도IT밸리와 저울질되기는 했지만 지난 30여년 동안 쏟아온 대덕연구단지 육성책 등을 고려하면 옳은 결정이라고 본다.
이미 경제특구로 지정된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 등 3개 지역이 ‘동북아 경제중심’의 거점으로 조성되고 있는 데다 대덕연구단지가 ‘동북아 R&D 중심’의 기반으로 조성되면 정부가 구상중인 동북아 중심국가로 도약하는데 필요한 모양을 모두 갖추게 된다.
정부 일정대로라면 (가칭)‘연구개발 특구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오는 9월 국회에 상정, 통과시키고 11월께 ‘대덕(R&D)특구’로 선포한다는 것이다. R&D특구에 대한 지원책은 앞으로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확정되겠지만 대덕단지에 입주하는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업에 대해 경제특구에 버금갈 수준으로 정부지원과 각종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세계 연구개발자원이 대덕단지에 쉽게 들어올 수 있고 매력을 갖도록 해야 동북아 R&D허브가 조성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덕단지가 특구로 지정되면 외국 자본과 선진기술이 들어올 수 있게 되는 만큼 그간 정체에서 벗어나 활기를 찾는 것은 물론 국내 경제 활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마련한 대덕R&D특구 구상을 보면 기존 연구기능 중심인 대덕연구단지에 생산기능을 결합시켜 국제적인 연구개발 비즈니스(R&DB) 주도형 혁신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양적 성장으로 대표되는 ‘한강의 기적’을 이제 ‘대덕의 기적’으로 전환시켜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이다.
사실 대덕연구단지에는 현재 18개 출연연을 포함한 56개 연구기관, 171개 벤처기업 등 모두 247개 기관이 입주해 있지만 외국기업과 외국R&D센터가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30여년간 기술개발을 많이 해왔지만 이를 산업화와 상업화로 제대로 연결시키지 못했고 산학연 네트워크 활성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연구 중심인 대덕단지를 생산기능까지 추가해 육성하겠다는 것은 ‘제조업 신화’에 매달려 있는 우리 산업구조를 선진·첨단형으로 바꾸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우리를 뒤쫓고 있는 중국 사이에서 얼마든지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R&D특구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모멘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덕R&D특구는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한다. 실리콘밸리 등 세계적인 R&DB 혁신 거점들이 우리의 특구 같은 접근을 통해 이뤄진 것이 아니기도 하지만 이들 지역이 던지는 가장 큰 시사점은 공급측면과 수요측면이 맞아 떨어져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덕연구단지는 수요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특구의 실수요자는 기업이고 성패는 외국기업 유치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제·금융지원도 좋지만 무엇보다 외국 기업 종사자 가족들이 불편없이 활동하고 생활할 수 있게 해야 자연스럽게 외국기업들이 몰려 들어온다. 그만큼 모든 법규와 관행은 철저히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
세계 각국은 지금 온갖 특혜를 앞세워 투자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 투자가들의 발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한다면 ‘2만 달러 달성’의 꿈은 요원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