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랑거철(螳螂拒轍). 말 그대로 ‘사마귀가 수레를 막아섰다’는 뜻이다.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춘추시대 천하패권을 다투던 제나라의 장공이 수레를 타고 행차하는데, 사마귀 한 마리가 겁도 없이 길 중앙에 도끼 같은 두 다리를 들고 떡 하니 버티고 섰다는 데서 유래한다.
인간도 아닌 하찮은 미물에 불과한 사마귀가 모든 사람이 엎드려 예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수레 행차 앞에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으니 얼마나 무모한가. 때문에 사람들은 무모하게 허세를 부리거나 약자가 강자에게 함부로 덤비는 상황을 빗대 이렇게 비유하곤 했다.
하지만 중국 춘추시대의 한시외전(漢詩外傳)에 나오는 본래의 뜻은 다르다. 사마귀의 이 같은 행동은 오히려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보다 진취적인 삶을 영위하는 상황으로 묘사됐다.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일에 도전해서 결국 성공하는, 이른바 참된 용기와 도전 정신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산ITU텔레콤아시아에서 보여준 몇몇 기업의 행보는 당랑거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KT는 선진국의 심한 견제를 뚫고 이란·알제리 등 아랍권 국가와 초고속인터넷 대형 수출계약을 했다. 후발주자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참여해 지배적인 사업자의 지위를 차지한 것이나 국가 기간산업인 통신산업의 특성상 해외진출이 불가능해 보였던 초고속인터넷의 잇따른 해외 수출은 쾌거 그 자체다.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고 있는 전자정부 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휴대폰 부문의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세계적인 성공도 마찬가지다. 이번 부산ITU텔레콤아시아 기간에 발표된 삼성·LG의 WCDMA폰 대량 공급계약을 놓고 보면 2세대(G), 2.5G폰의 성공에 이어 3G폰에서는 아예 노키아·모토로라 등 최강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우리 기업끼리 선두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IT산업 뿐만 아니라 산업 전 부문에서 제2의, 아니 제3, 4의 당랑거철이 연이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모하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우리 기업이 도전해서 안될 일은 없다. 정부 정책을 탓하거나 경기가 좋지 않다고 절망하기 전에 강인한 도전정신으로 뭉친 ‘진정한’ 벤처가 아쉬운 시기다. 진보적인 의식과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앞서 개척하는 ‘당랑’들의 더 많은 출현을 기다린다.
IT산업부·박승정차장@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