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종합상사의 IT 수출

종합상사의 사장으로서 한국 IT수출과 관련해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

 첫째는 한국이 IT, 특히 인터넷 강국이라고 전세계가 인정을 하는 데 비해 수출 내용은 반도체·휴대전화 등 대기업이 생산하는 몇 가지 품목만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수출이 많지 않다.

 둘째는 2002년까지 몇억달러씩 수출하던 CDMA 장비 및 인터넷 장비 수출이 중국 화웨이 등 신흥 장비업체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점이다. 알카텔과 같은 기존 메이저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져 틈새시장에서 수출 명목만을 유지하고 있다. 2003년 이후에는 몇천만달러의 수출이 고작이다.

 셋째로 정부기관 및 각종 협·단체에서 IT수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경제협력자금을 지원함에도 불구, 중소기업 수출증진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대량생산과 기술력을 보강해 휴대전화 역시 수출시장의 앞날이 밝지 않고, 반도체에 대한 장기적 위협도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방안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문제점과 대책이 무엇일까. 문제점은 IT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가진 핵심역량을 통합하는 방향은 물론, 구심점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가별로 지속적인 마케팅이 이루어지지 않아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현재로서는 개발이 안돼 확실한 핵심 역량을 구축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전 세계 곳곳에 지사 및 무역법인을 보유한 종합상사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본다. 한국 IT수출, 특히 우수한 기술 및 제품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IT제품 수출의 구심점이 되어 지속적인 마케팅과 각국의 정부 및 유력 구매자들과의 비즈니스 라인업을 하여 나라별로 적합한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정보통신부도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ICA)라는 IT국제협력 및 수출지원 전담기관을 발족해 작년 9월 우리 회사와 IT 수출 촉진에 대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1년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상당한 IT수출 시장기반을 조성할 것을 약속하고 활발하게 공조사업을 추진중에 있으며 장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다.

 전 세계적인 원자재 파동과 국내 경기침체로 각계 각층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걱정이 대단한 이 시점에서 종합상사의 잘 훈련된 무역전문가들과 전 세계에 펼쳐진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그간 국가별로 맺어온 인맥 등을 총망라해 국내 유망중소 IT기업의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도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을 앞당기는 데 적극적인 참여와 공헌이 필요하다.

 1960년대에는 섬유·봉제제품의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였고, 1970년대는 전자제품, 1980년대 기계제품·선박수출, 1990년대 자동차 및 부품 시장이 개척의 선봉에 서서 전 세계 방방곡곡을 누볐던 투혼으로 우리나라의 강점인 IT수출 시장 개척에 다시 한번 진력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의 종합상사 역할이고 나아갈 방향이라고 믿는다.

 우리나라 IT제품의 수출,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은 정부·금융권·KT·SK텔레콤 등 대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수출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 품목을 패키지화해 KT, SK텔레콤 등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접목하고 정부의 대외 영향력과 경제협력 자료 등을 기초로 종합상사가 선봉장이 되어 수출 진흥을 도모하는 것이 침체한 중소기업의 활로를 열어주는 최선의 비즈니스 모델임을 확신한다.

 정부와 관련기관들은 이제부터라도 종합상사와의 실질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실행에 옮길 것을 제언한다.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tylee@daw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