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트(Delete)/ 전병국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인터넷, 이메일, 인스턴트 메신저, 휴대폰, TV, 신문, 잡지…’
정보전쟁에 뒤처질까 두려워 쓸데없이 인터넷을 헤매고 있지는 않은가. 사방에서 밀려드는 정보는 더 이상 지혜를 주지 않는다. 정보 과잉은 정보 중독을 낳고 정보 중독은 판단력을 빼앗는다. 정보를 많이 모으고 한켠에 잘 정리해둔다고 지식이 되지 않는다. 정보수집이나 정리가 아니라 정보를 경영하고 정보의 주인이 되는 법을 배울 때다.
21세기북스가 펴낸 ‘딜리트(Delete: 삭제)’는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 라이코스코리아의 검색팀장으로 근무했던 저자의 실제 경험을 녹여낸 소설을 통해 정보의 늪에서 벗어나 정보를 자유롭게 다루는 원칙과 실전기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정보의 주인이 되는 첫 번째 단계로 ‘멈춤’을 제시한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지식의 꽁무니를 좇으며 ‘정보의 양’에 매달리지 말고 ‘정보의 중요성’에 매달려야한다”고 권한다. 정보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일단 멈추라는 것이다.
쏟아지는 정보를 다 보려고 매달리던 일, 앞선 이들을 그냥 좇던 일, 뒤처질까 봐 불안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일, 읽지도 않으면서 사거나 모으기만 하던 일, 모르면서 안다고 고개부터 끄덕이던 일, 첨단기술 도구 앞에서 무조건 주눅들던 일, 지적인 권위를 확인 없이 무조건 수용하던 일, 쓸데없는 정보에 시간을 허비하던 일 등을 멈춰라!
두 번째 단계로 저자는 ‘목표’ 설정을 요구한다. 목표 설정을 통해 그것에 집중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가 있다. 목표는 정보를 지식으로 만들어주고 지식으로 정보를 판단하게 해준다. 쓸데없는 정보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무시할 수 있게 된다. 남들이 쉽게 가는 길 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길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몰입’이다. ‘몰입’을 위해서는 뉴스 검색이나 e메일함을 열어보는 것과 같은 시간을 따로 떼어놓고 시간의 덩어리를 만들어야 한다. 자신만의 ‘몰입 카페’가 필요하다. 그 장소가 어디가 되었든 방해꾼들과 격리되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이 만나는 정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 단계는 ‘위임’이다. 각 단계에 따라 과감히 멈추고, 자신만의 목표를 찾고, 시간과 장소를 떼어놓아도 여전히 정보는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모든 것을 혼자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덜 중요한 일이나 남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적당한 사람을 찾아 맡겨야 한다.
자신에게 소중한 일에 집중하고 정보 보다는 지식과 지혜를 기르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위임을 위해서는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찾거나 책, 컴퓨터, 서평지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저자는 ‘정보의 주인이 되기 위한 Decaff의 원칙’을 제시한다. Decaff는 버리고(Delete), 바꾸고(Change), 실행하고(Act), 저장하고(File with schedule), 보내고(Forward)를 의미한다.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는 우선 “나에게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한다. 만약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버리고(Delete) 중요한 것이라면 내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Change). 두 번째로 “급한가”를 물어본 후 급하다면 바로 실행하고(Act) 급하지 않다면 저장해야 한다(File with Schedule).
마지막으로 “내가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한다. 만약 아니라고 판단된다면 다른 사람에게 보내야 한다(Forward). 위와 같은 세 가지 질문을 거치면 새로운 정보는 삭제되었거나, 실행했거나, 저장되어 있거나, 다른 사람에게 위임되어 있다. 처음에 접했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으므로 같은 모습으로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