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자유시장 정책이 초고속 인터넷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며 보급 속도를 떨어뜨리는 주 원인으로 꼽혔다.
미국소비자연맹(Consumer Federation of America)과 소비자연합(Consumer Union)은 최근 ‘디지털 빈부격차 확대와 광대역 분야에서의 후진성’이라는 공동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가정의 광대역 채택 면에서 다른 산업국가보다 뒤쳐지게 된 이유가 부시 행정부의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자연맹 마크 쿠퍼 조사 담당 이사는 “미국은 다른 나라만큼 초고속 인터넷을 널리 보급하지 못하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디지털 격차’도 좁히지 못하는 등 이중으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최대 시내전화업체 버라이존의 한 여성 홍보담당자는 그러나 “버라이존이 초고속 인터넷 디지털가입자회선 (DSL)을 공격적으로 확충해가고 있다”며 “미국을 정부가 초고속 인터넷 보급 보조금을 지급하는 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변했다.
◇속도 높이기=버라이존의 보비 헨슨 홍보 담당자는 “버라이존이 지난 1년 동안 요금을 인하하고 접속속도를 높였으며 회선 설치를 확충했다”며 “버라이존의 DSL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수가 지난 1년 동안 52% 증가 290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은 떨어졌고 가치는 올라갔다. 또 DSL 장비설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인터넷이 미국 사회 생활의 핵심적인 요소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어 광대역 접속의 저렴한 보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속도가 느린 협대역 전화모뎀 접속 이용자들은 인터넷의 많은 기능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활동 능력도 떨어져=이 보고서는 ‘인터넷이 없는 가정의 구성원은 정보 수집, 통신, 정치 활동에 참여할 능력이 훨씬 적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화모뎀 서비스 이용자는 인터넷 서비스 미 가입자보다 그러한 활동에 참여하는 빈도가 1.5배 더 높은 반면 광대역 서비스 이용자는 인터넷 서비스 미가입자에 비해 2배 정도 더 많이 그러한 활동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연맹과 소비자연합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전화 보급 확대 전략을 인터넷 분야에 적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서비스 보편화’ 정책이 기본 전화 접속료는 저렴하게 그리고 부가 기능은 비싸게 유도함으로써 기본적인 전화 사용을 증대시켰으나 FCC가 인터넷에 대해선 이 정책을 거꾸로 적용, 기본 접속료를 매우 높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FCC 조치들은 인터넷 제공 대기업들인 대형 케이블업체나 전화업체들이 자사 네트워크를 경쟁업체에게 개방하지 않도록 유도해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높였다. 보고서는 FCC가 초고속 인터넷을 규제 대상 통신 서비스로 분류하지 않아 초고속 인터넷 접속료로부터 초고속 인터넷 보급 확대에 필요한 ‘보편적인 서비스 기금’을 거둬들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