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들러리` 아니다

스타리그에 프로 데뷔 4∼6년 이상된 노땅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스타리그 5회 진출 박태민과 4회 진출 변은종, 프로 데뷔 4년여 만에 처음 스타리그 본선에 진출한 김근백, 그리고 1년여 만에 개인전 승리를 따낸 박상익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데뷔 4년 이상된 고참급 프로게이머.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어둠의 자식들’로 불린다.

#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

박태민과 변은종은 다수 본선 진출은 물론 8강부터 4강 및 결승까지 오른 경험을 갖고 있지만 우승과 거리가 멀다. 김근백은 장기간 챌린지리그와 듀얼토너먼트를 오가며 스타리그 본선 진출을 노렸지만 번번이 다른 선수들의 승수쌓기 도움만 줬다. 박상익은 올 들어 개인 기량의 열세를 절감하며 개인전을 접은 채 2인 팀플레이에 주력해왔다.

올드보이들은 이번 시즌만큼은 만년 스타리거 및 우승자 들러리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 속에 각종 대회에서 과거와 다른 빼어난 실력을 선보이며 스타리그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먼저 박태민(GO)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달 KT-KTF프리미어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듀얼토너먼트에서 가장 먼저 본선에 진출, 개인 통산 스타리그 5회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남기게 됐다. 저그 플레이어 중 스타리그 본선 5회 이상 진출은 홍진호와 조용호 등 5명 뿐이다.

지난 2001년 코카콜라배 스타리그 이후 2년 반 만에 복귀해 1년이 넘도록 본선 무대를 지키고 있는 점, 그리고 99년 중학교 3학년 시절부터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데뷔 6년차의 최고참 선수이지만 요즘에도 새벽 6시까지 연습에 매달리는 그의 끊임없는 노력이 스타리그 챔피언보다 더욱 돋보인다.

# 스타리그 막판 변수로 떠올라

변은종은 저그 군단 소울의 간판 선수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저그플레이어. 스타리그 4회 진출 경력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역시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지난 EVER스타리그 때는 3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일찌감찌 우승의 꿈을 접었다. 연습 부족 때문이라는 점을 깨달은 후 연습량을 크게 늘렸다고 한다. 박태민과 함께 스타리그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11월 28일 프로게이머 데뷔 이후 처음으로 스타리그 본선 진출을 확정한 김근백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그동안 챌린지 리그와 듀얼토너먼트를 오가며 스타리그 본선 무대를 두드렸지만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역시 챌린지리그 결승에 올라 스타리그 직행을 꿈꿨으나 조용호에게 패해 듀얼토너먼트로 밀렸다. 듀멀 제 1경기에서 박용욱에게 패하며 또 다시 주저앉는가 싶더니 패자조에서 부활해 스타리그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박상익(소울)은 최근 스카이프로리그 3라운드에서 개인전 선발로 출전, 헥사트론 브라이언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박상익의 개인전 승리가 얼마만인지 본인 조차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 지난 스카이프로리그 2라운드 결승에서 동료 한승엽과 회한의 눈물을 펑펑 쏟아냈던 그는 이번 시즌만큼은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목표는 팀 우승이다. 이번 스카이프로리그 3라운드에서는 팀플과 개인전을 가리지 않고 출전해 반드시 팀의 우승을 이끌겠다는 다부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4대 천왕과 떠오르는 신예의 대결로 압축됐던 올 스타리그 판도에 올드보이들이 막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