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Business is War
로버트 F 하틀리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아이앤컴퍼니 펴냄.
발명왕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까지 무려 2000번의 실패를 겪었다. “2000번이나 실패했으면서도 중간에 포기할 생각을 안했냐”는 질문에 에디슨은 “실패라니요, 난 단지 2000번의 과정을 거쳤을 뿐인데요”라고 태연히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남긴 사람도 에디슨이다.
클리블랜드 주립대 석좌교수이자 경영학의 대가로 알려진 로버트 F 하틀리가 저술한 이 책은 ‘실패를 통해 성공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흔히들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지만 실패를 거울 삼아 성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실패는 성공의 또 다른 이름이며, 또 최고의 학교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코카콜라·다임러크라이슬러·존슨 앤드 존슨 등 세계 일류 기업들의 사례를 들어 기업의 창업과 성장, 위기관리, 변화관리, 인수합병 등 경영 전반에 걸친 실패와 성공담을 소개하고 있는데 성공적인 창업과 성장 사례로는 사무용품 전문매장인 오피스맥스가 벤치마킹 대상이다. 이 회사는 창업 9년 이내 3억달러 매출을 달성한 미 역사상 네 번째 기업이다.
42세가 돼서야 창업의 꿈을 이룬 오피스맥스 설립자 마이클 퓨어는 사무용품 판매 구조에 허점이 많이 있음을 간파,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효율적 사무용품 판매로 성공이라는 대박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당시 퓨어만이 사무용품 시장의 허술함을 발견한 것은 아니었다. 퓨어가 시장에 진출한 88년만 해도 무려 15개 회사가 새로 사무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럼 왜 유독 오피스맥스만이 성공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오피스맥스에는 △기업의 미래를 믿고 헌신한 직원들이 있었으며 △날씬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운영 자금 문제를 해결했고 △성공할 수 있는 이미지를 은행 등에 심어주었으며, △고객 불만을 24시간 이내에 해결하는 등 고객만족을 최우선시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 오피스맥스의 성공 뒤에는 창업자가 매일 본사에서 12∼18시간을 보냈으며, 새벽 3시면 잠에서 깨 회사 일을 고민했다는 창업자의 열정어린 ‘피와 땀’도 있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위기관리의 귀감으로는 존스 앤드 존스의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 꼽힌다. 82년 9월 말, 타이레놀을 먹은 사람이 잇따라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타이레놀의 시장 점유율은 35%에서 갑자기 7%로 곤두박질쳤다. 사람들은 “이제 타이레놀은 끝났다”고 했다. 하지만 타이레놀은 사고 발생 후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32%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서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소비자에게 책임을 다하는 의식 △모든 자료를 언론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언론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 △시카고에서만 벌어진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제품을 철수하는 신속하고도 정확한 조치 등을 들고 있다.
과거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우둔함은 인터넷산업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90년대 말 잘 나가던 인터넷 산업은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 지 얼마 안돼 환상이었음이 드러났다. 당연히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거침없이 비용을 지출하던 수백개 인터넷 회사가 파산하고 말았다.
저자는 인터넷산업의 이 같은 위기가 10년 전 일어났던 저축은행의 실패 양상과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고 지적하면서 ‘실패를 통해 배우지 못하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고 충고한다.
이 책을 통해 숨막히는 경영 환경에서 중대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세계 일류 기업 경영자들의 세계를 들여다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