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수출 황금기가 활짝 열리고 있다.
작년 세계인의 키워드가 돼버린 ‘한류’가 말해주듯 한국 콘텐츠가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넘어 유럽, 북미지역에서까지 잇단 성공신화를 일구고 있다.
PC·소프트웨어(SW) 산업에선 서구 국가에 선수를 빼앗겼지만, 미래의 하드웨어 총아인 휴대폰 및 유무선 인프라와 그 플랫폼에서 오가는 디지털콘텐츠산업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IT 한류’를 만드는 중심에 디지털콘텐츠가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게임 수출 규모 급신장=최근 영화, 드라마들이 한류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부각하고 있지만, 그 이전부터 한국은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세계 속에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중국, 대만인들이 가장 즐기는 온라인 게임이 한국산이고 게임 천국인 일본에서도 시장 1위를 달리는 온라인게임이 바로 한국게임이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급성장하면서, 세계를 주름잡는 ‘효자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지난 2003년 한해 1150억원 규모였던 국산게임의 해외수출규모는 2004년 상반기에만 전년도 한해치를 넘어서는 1160억원대를 기록하는 급신장세를 보였다. 2004년 전체 수출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2500억원대를 웃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국내에서는 시장 포화에 따른 정체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듯하지만, 해외에서는 브로드밴드 인프라의 급속 확산 및 온라인게임 성장 단계 진입 등에 따라 앞으로 더욱 가파른 수출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돼 더욱 주목된다.
◇한국형 인터넷 비즈니스모델의 해외 진출 다각화=세계 최대 인프라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한국 인터넷산업은 세계 어느 국가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속도와 성장성, 기획력, 아이디어로 전세계 온라인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더구나 한국형 인터넷이 단순 인터넷서비스프로바이더(ISP) 사업모델이 아니라, 강력한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해외에 소개되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 콘텐츠산업만이 누릴 수 있는 절대적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NHN, CJ인터넷, 네오위즈 등 내로라하는 인터넷기업들이 이미 중국, 일본 등에 진출해 현지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들어가고 있다. 다음은 라이코스를 인수하며, 북미시장 직접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처럼 경쟁력 높은 한국 인터넷기업이 외국 현지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국산 콘텐츠의 대문이 그들 나라를 향해 하나씩 열리는 효과와 똑같은 결과를 국내 디지털콘텐츠산업에 가져다 준다.
인프라 기반의 해외진출 효과는 국내 전체 디지털콘텐츠 수출 규모의 확대로 바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디지털콘텐츠 수출액은 지난 2003년 2억9000만달러로 2002년의 2억달러에 비해 40% 이상 급성장했다.
진흥원 측은 콘텐츠 유통(70%), 콘텐츠 제작 및 서비스(40%) 부문의 지속적인 연평균 신장세에 힘입어 2004년에도 전년보다 40% 이상 늘어난 디지털콘텐츠를 수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킬러 콘텐츠 장악이 관건=지금까지 잘 돼오던 수출이나 해외시장 평가도 차세대 시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반짝 효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동전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텔레매틱스 등 향후 콘텐츠의 주력 플랫폼이 될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가진 장점을 이어가지 못하면 결국 도태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특히 이동전화와 관련, 한국은 최근 수년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모바일콘텐츠 산업을 일구고 상용화한 선도국으로 꼽히고 있다. 모바일게임, 모바일음악 등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으며, 이는 차세대 세계 이통시장의 화두로 거론될 만큼 결정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분야다.
이러한 차세대 플랫폼에 적용될 콘텐츠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의 미래와 직결되는 것이다.
2005년 상반기 위성DMB 상용화, 휴대폰 기능 및 관련 콘텐츠의 지속적인 개선 등 환경적 요인을 콘텐츠산업의 상승효과로 이어가는 노력과 아이디어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그라비티 `라그나로크`에서 배운다
그라비티(대표 김현국)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크게 성공한 대표적 국산게임으로 꼽힌다.
지난 2002년부터 해외진출에 나서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북미, 유럽, 대양주를 통틀어 무려 21개국에서 상용서비스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이 특정 지역 및 국가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는 기존 관념을 완전히 뒤엎으면서 전대륙에 걸쳐 빅히트를 기록중이다.
‘라그나로크’를 즐기는 전세계 이용자는 무려 3000만명에 이른다. 일본에서 온라인게임 시장의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고 대만, 태국 등에서도 단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라그나로크’는 한국이 만든 ‘월드베스트 게임 상품’인 셈이다.
그라비티의 해외전략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성공 일로를 걷고 있다.
첫째는 완벽한 현지화 작업이다. 게임을 단순히 현지 언어화하고, 그래픽을 일부 손보는 정도가 아니다. 일단 해외진출 계약이 이뤄지면 한국 본사 마케팅 인력이 현지로 파견된다. 수개월이 걸리더라도 전략적 마케팅을 통해 게임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와 관심을 높인다. 그런 다음 클로스베타, 오픈베타 등 단계를 거쳐 서비스를 풀어놓는다. 이용자의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최대한 자극하면서 서비스를 진행하다 보니 상용화 이후에는 그야말로 ‘탄탄대로’가 열리는 셈이다.
둘째, 탄탄한 현지 파트너 체인 구성과 지속적인 연계 활동이다. 그라비티는 외국 현지 서비스를 위해 가장 큰 노력을 파트너 선정에 두고 있다. 최근 시작한 호주, 뉴질랜드 지역 서비스를 위해 현지 파트너를 선정하는 데는 1년 가까운 공을 들였다. 현지시장에서 완전한 기틀을 세우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인지도, 서비스 지속 및 업그레이드에 대한 투자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비스 계약을 한다. 이는 외국현지 서비스의 안정화와 시장 이미지 구축에 결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셋째, ‘원소스 멀티유스’ 개념을 적용해 현지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점이다. 최근 일본에서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라그나로크 디 애니메이션’을 TV로 방영,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캐릭터상품과 만화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이것이 게임 자체의 인기상승으로 이어지고, 수익까지 불리는 선순환 유통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라비티는 조만간 러시아와 남미 브라질에서 ‘라그나로크’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2005년 안에 모두 30개국에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
2003, 2004년에 연거푸 문화콘텐츠 수출대상을 따낸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의 해외진출 및 서비스지역 확장으로 ‘콘텐츠 코리아’의 위상을 전세계에 드높이고 있다.
◆인터뷰-미스태국 뮤 `수파와디 콩트라닌`
“뮤의 아름다운 그래픽과 게임성이 제 취향에 딱 맞는 것 같아 좋아요. 요즘 제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거의 열풍입니다.”
웹젠이 지난해 4월 태국에서 ‘뮤’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지 시장에 간판으로 내세운 태국 미스뮤 수파와디 콩트라닌(17) 양의 뮤 예찬이다. 그녀는 뮤를 사용한 지 10개월 만에 레벨을 217로 올려놓을 정도로 뮤를 즐기고 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매일 뮤 이야기로 화제를 만들 정도로 인기입니다. 제가 미스뮤로 뽑힌 것을 보면서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하기도 하고, 비법을 물어오곤 합니다.”
웹젠은 태국 현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파와디 양처럼 또래 집단을 이용한 ‘입소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지난 4월 상용화 이후 태국 누적회원수가 20만명에 달하고, 태국 내 전체 6000여개의 PC방 중 97%를 점유하며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뮤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한국에 대한 선망과 동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꼭 한국에 가서, 뮤의 나라를 직접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