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벤처업체들이 해내지 못한 세계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울박, AKT 등 세계적인 장비업체들이 우리 표준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디엠에스(대표 박용석 http://www.dms21.co.kr)는 LCD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세정 장비를 만드는 기업이다. LCD장비 분야도 반도체 장비 분야처럼 해외 선진 기업들이 제품을 먼저 만들고 국내 장비 업체들이 이를 모방해 장비를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인 국산화 과정이었다. 그러나 디엠에스는 모방보다는 창조를 선택했다.
이 회사가 2000년에 처음 선보인 LCD 세정 장비는 히바우라, DNS 등 LCD 세정 장비 시장을 석권해온 일본 제품에 비해 점유 공간을 3분의 1로 줄였다. 불필요한 공정을 없애고 별도의 이송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LG필립스LCD의 공정실장으로 근무했던 박 사장은 당시 일본 기업들에 이같은 개념의 장비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스스로 개발을 시작했다. 박 사장은 “국산화된 LCD 장비를 보면 부품 등은 여전히 일본산이 사용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제품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었기 때문에 부품들도 함께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순수 국산제품임을 강조했다. 1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한 이 회사의 고집적 세정장비(HDC)는 LG필립스LCD에 납품됐고 이후 대만으로도 수출이 이어졌다. 설치 공간을 3분의 1로 줄인 데다 가격까지 크게 낮춘 이 장비가 각광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특히 대만의 CPT의 6세대, CMO의 5.5세대, 비오이오티의 5세대 라인에는 100% 디엠에스 장비가 채택됐으며 삼성전자와 샤프를 제외한 대부분의 LCD 기업들이 이 회사 제품을 구매했다. 디엠에스는 올해 3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세정장비 분야에서 1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 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은 작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17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LCD 장비 업체가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디엠에스 세정장비의 강점은 스퍼터, 막성장장치(CVD) 등과 결합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퍼터와 막성장장치가 바로 연결돼 세정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이동으로 인한 결함을 없애고 생산 능률을 높여준다. 이러한 기능이 가능한 것은 디엠에스가 스퍼터(울박)와 막성장장치(AKT)의 제어 부분과 세정장치의 제어부분을 상호 연동시켜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능은 향후 다른 세정장비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디엠에스는 매출액의 5% 정도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하고 있다. 전체 200명 직원 가운데 석·박사급 30여명을 포함, 80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이 회사는 고집적 세정장비에 이어 고집적스트리퍼(HDS)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현상장비까지 개발했다. TFT LCD 토털 솔루션 업체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박 사장은 바쁠 때는 여전히 회사 근처의 오피스텔에서 잠을 잔다. 모방보다는 창조를 선택함으로써 세계 표준을 이끌어가는 창조적인 벤처 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