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
산업사회가 지식사회로 바뀌면서 기업은 빠르게 변하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일이 커다란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대부분 기업들은 위험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사운을 걸고 모든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시장의 요구를 모두 감내할 재간은 없다. 그러므로 누군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개발을 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탄생한 기업군이 바로 ‘다산다사(多産多死)’의 특성을 지닌 벤처기업이다. 그동안 많은 벤처기업이 위험요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져 갔다. 지금도 실패는 계속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지난해 말 ‘벤처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다시 벤처 붐을 일으키겠다고 천명하자 혹자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사실이다. 그동안 많은 투자자들이 벤처기업에 투자해 낭패를 경험한 만큼 이는 벤처인들이 충분히 감내해야 할 몫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다시 벤처 살리기를 주창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와 같이 척박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있어야 우리 경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창업에 나서는 젊은이를 찾아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이는 우리 사회가 창업에 실패한 사람들로부터 희망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사람에게 무한책임을 강요하며 신용불량자로 낙인찍는 사회에서 누가 감히 창업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인가.
실패하며 배운 경험은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발전하려면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작금의 상황을 정확히 봐야 한다. 앞으로는 일본의 기술력에 가로막혀 움직이지 못하고, 뒤로는 중국으로부터 바로 턱밑까지 치받히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신기술 개발에 용감히 도전장을 던질 수 있는 젊은 기업인을 양성하고 또 될성부른 기업을 크게 키우는 것이다. 즉 젊은이들이 과감히 창업에 도전해 글로벌 스타로 성장하는 꿈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젊은이들이 실패하면서 배운 소중한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받아들일 때, 이들은 다시 기술개발에 도전할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해 묘안을 강구하고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을 한층 제고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여느 산업군보다 시장환경에 잘 적응하는 벤처기업의 패자부활은 우리 경제가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다. 정부가 벤처 활성화 대책을 통해 벤처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은 것처럼 벤처가 그동안 경험하며 쌓은 패자의 자산이 국가경제를 일으키는 데 유용한 거름으로 쓰일 수 있도록 배려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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