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글로벌 IT리더에 듣는다-래리 엘리슨 오라클CEO

“우리는 기존 정보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개념의 정보시대(the next stage of Information Age)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대용량의 중앙집중화된 데이타베이스를 사용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종전에 해왔던 방식대로 특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과제(task-specific)에 한정된 애플리케이션만을 사용한다면 의미없이 분산된 데이터들의 섬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이들 기업은 글로벌차원의 어떤 정보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래리 엘리슨(60)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본지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새로운 정보시대에 가장 이상적인 정보기술(IT) 환경은 데이터를 단일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에 저장해 활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일관된(Consistent) 최신의(Up-to-date)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컴퓨팅 환경에서 정보는 곳곳에 산재해 활용도가 떨어지고, 업데이트도되지 않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 정보들이었다면, 향후 정보시대의 정보는 일관되고 최신의 것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IT 분야의 새로운 변화가 있다면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들은 기업시스템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고 싶어한다. 누가 가장 중요한 고객이고, 가장 중요한 공급자이며, 비즈니스에 가장 도움을 주는가를 알아야 한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분산된 데이터(Data Fragmentation)’, 수백, 수천개의 DBMS에 산재한 정보다. IT기업들은 모두 프로세스 자동화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일관된 최신의 데이터와 이를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가장 이상적인 IT 환경은 일관된 최신의 데이터를 단일한 DBMS에 저장해 활용되는 것이다.

우리는 글로벌 싱글 DBMS를 통해 새로운 정보시대를 한층 앞당길 수 있다. 과도한 신용카드의 사용으로 씨티뱅크, UBS 등 여러 금융기관에 신용불량자로 낙인찍인 개인이 있다고 치자. 그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다른 금융기관에 신규 카드발급을 신청했을 때, 금융기관간의 데이터를 공유하지 못한다면 그에게 새로운 신용카드가 발급될 수도 있다. 은행들은 개인의 정보를 공유하고 트래킹해 카드 비즈니스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은행들은 이를 위해 주요한 금융 및 고객 정보를 데이타 허브에 저장해 공유해야만 한다.

◇글로벌 싱글 DBMS는 어떻게 구축하는가.

= 일관된 최신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싱글 DBMS가 필요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허브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개별 애플리케이션은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답이 될 수 없다.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은 효율적인 고객 관계 관리를 지향하지만, 배달지연이나 물품 대금 연체 등 고객과의 비즈니스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문제들은 물류시스템이나 결재시스템을 별도로 운영해 파악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다양한 소스 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대량의 정보를 수렴해 저장하는 데이터허브 구축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데이터허브는 SAP, 시벨, 피플소프트 등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호환하며 데이터를 받아 저장한다. 예컨대 고객 관련 모든 정보를 모아놓고 공유하는 시스템인 고객데이터허브(Customer DataHub)는 CRM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궁극적인 해답을 준다. 전사자원관리(ERP) 등 모든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이 데이터허브를 기반으로 운영될 때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다.

◇오라클을 포함한 소프트웨어업체는 물론 세계적인 IT업체들의 M&A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기업의 IT 투자에서 끊임없는 화두는 비용절감과 가장 뛰어난 기술 확보다. M&A는 이같은 양대 이슈에 대해 진일보한 대안을 제안하는 수단이다. 또한 오라클의 과제이기도 하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특화된, 혹은 전략적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M&A을 선택하고 있다.

오라클 또한 M&A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온 것이 사실이다. 오라클은 지속적으로 인수합병을 할 것으로 공공연하게 말해왔으며, 이는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오라클은 더욱 뛰어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플랫폼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오라클 M&A의 최대 수혜자는 오라클의 강력한 솔루션을 활용하고 이로 인해 총소유비용(TCO)를 절감하는 고객이 될 것이다.

◇피플소프트의 인수는 지난해 IT산업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피플소프트 인수 효과는.

=오라클은 피플소프트 인수로 올해 4분기에 주당 1센트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매분기마다 2센트씩 연간 총 8센트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오라클 성장에 큰 분기점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오라클은 향후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지원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로 이어질 것이다. 피플소프트 기존 고객을 위해 오라클은 ‘피플소프트 8’을 강화하고, ‘피플소프트 9’를 개발할 계획이다. 1월 안으로 기본적인 조직이 갖춰질 것이며, 합병 업무에 상당히 빠른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오라클은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압도적인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추가로 M&A계획이 있다면.

=업계에서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는 시작에 불과하며 이어서 추가적인 M&A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는 이 부분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당분간 대규모 M&A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막 피플소프트 인수를 확정 지었으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우리는 이번 합병의 성공과 그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들을 주주들과 고객들에게 증명해야 한다.

 ◇최근 조직개편이 이루어졌다. 이번 조직개편이 갖는 의미는.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IT 투자에서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투자는 줄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이에 대한 관심은 증대되고 있으며,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 통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최근 오라클의 조직 개편 또한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 성장과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의 일환이다.

 ◇오라클의 새해 사업 방향은.

=내가 항상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에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는 10억달러 밖에 수익을 못 낼 것 같다.” 우리는 상황이 아무리 나쁘다고 해도 매분기 10억 달러 이상은 벌 수 있는 회사다. 물론 경기가 좋아지면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오라클의 비즈니스 체계는 잘 잡혀 있고, 경기 침체기를 극복할 솔루션이 오라클 안에는 존재한다. 또한 그만큼 좋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라클은 올해 앞서 말한 새로운 정보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주력할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보중심(Information Driven) △단일장소 정보관리(Information in One Place) △온디맨드 정보활용(Information on Demand) 등 크게 3가지 방향을 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 

 

◆래리 엘리슨이 제시하는 2005년 오라클의 7대 IT 키워드

◇정보=일관된 최신의 데이터를 총칭한다. 래리 엘리슨은 기존 컴퓨팅 환경에서 정보는 곳곳에 산재해 활용도가 떨어지고, 업데이트도되지 않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 정보라고 규정짓고, 향후 정보시대의 정보는 일관되고 최신의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싱글 DBMS=금융·제조·공공 등 각 분야에서 데이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세계적의 하나의 DBMS로 통합하자는 것이다. 벤더와 무관하게 모든 애플리케이션도 강력하고 단일한 글로벌 싱글 DBMS에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는 궁극적으로 오라클이 추구하는 신개념 정보시대의 근간이 된다.

◇데이터허브=글로벌 싱글 DBMS를 구체화하는 데이터 저장소다. 기업이 비즈니스에 필요한 정제된 정보를 만들어 내기위해 데이터를 한군데 통합할 수 있는 장소를 일컫는다. 래리 엘리슨은 데이터허브를 “새로운 개념의 정보 시대에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가장 혁신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그리드컴퓨팅=래리가 제시하는 데이터허브 구축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유휴자원의 활용으로 대변되는 그리드 컴퓨팅은 다수의 소규모 서버를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개념으로 하나의 서버가 문제가 발생해도 전체시스템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정보중심(Information Driven)=분산되거나 중복으로 관리하는 기업의 데이터를 통합해 정제된 정보로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는 오라클의 데이터 통합 전략이다. 그리드컴퓨팅을 지원하는 오라클의 데이타베이스와 애플리케이션 서버가 이에 해당한다. 이 제품군은 기업이 그리드 기술을 시스템의 장애 없이 최소의 비용으로 적용하고, 빠른 투자 회수를 실현하도록 지원한다.

◇단일장소 정보관리(Information in One Place)=오라클의 데이터허브와 시스템 관리 툴. 기업의 비즈니스 관련 핵심 정보를 관리하는 중앙 저장소를 말한다. 정보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및 상호 조율되는 기능을 담당한다. 데이터는 다수의 애플리케이션별 DBMS에 저장되면서도, 데이터허브를 통해 고객, 제품 및 재고에 대한 정확하고 일관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온디맨드 정보활용(Information on Demand)=오라클의 실시간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와 협업 솔루션.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다면 아무리 값진 정보라도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개념. BI 플랫폼이 정보에 대한 접근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통합, 데이타 관리 툴을 제공, 사용자들이 비즈니스를 기획 및 수행을 용이하도록 지원한다.

◆래리 엘리슨은 누구인가

래리 엘리슨은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의 창업자이자 CEO다. 그는 지난 77년 봅 마이너, 에드 오츠와 함께 미국 국방부의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면서 DBMS와 인연을 맺는다.당시 그는 국방부에서 관계형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Relational Database Management System)을 개발하며 동료들과 시스템디벨롭먼트래보토리스라는 컨설팅회사를 설립한다. 이후 엘리슨은 회사명을 ‘RSI(Relational Software Incorporated)’로 바꾸고, 83년에는 자신이 참여한 미국 국방부의 프로젝트명인 ‘오라클(Oracle)’을 사명으로 채택한다. 그는 이후 승승장구하며 세계 DBMS 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올해 하버드대학의 ‘최고의 기업가(Enterpreneur of the Year)’로 선정되는 등 수많은 수상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현재 애플컴퓨터와 다이안파시고릴라펀드의 이사회 회원으로도 활동중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