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IBM, "끝은 새로운 시작"

LG IBM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난 96년 11월 공식 출범한 LG IBM은 8년 동안의 긴 동거기간을 청산, 이달부터 더 이상 빨간색의 ‘LG IBM 로고’를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LG IBM은 지난해 10월 공식 분할을 발표했지만 이후 두달동안의 사업정리 기간을 거쳐 지난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모든 업무를 종결하고 각각 LG전자와 한국IBM으로 새출발했다. LG IBM의 임직원들은 LG전자와 한국IBM으로 다시 전속돼 올해부터 ‘동지’에서 ‘경쟁자’의 관계로 국내 시장을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LG IBM의 사령탑이었던 LG전자 출신 이덕주 전 부사장은 개인적인 사유로 PC업계를 떠났다. 이 부사장과 호흡을 맞췄던 IBM 출신 권오건 전무는 한국IBM으로 다시 복귀했다.

 마케팅을 이끌었던 이행일 전무는 LG전자로 다시 복귀했지만 PC사업부가 아닌 신사업개발팀을 맡게 됐다. 경영진은 대부분 물갈이 됐지만 임직원은 대부분 LG전자와 한국IBM의 신설된 조직에서 다시 새출발하게 됐다.

 전체 직원 120여명 중 50명은 IBM으로, 60명은 LG전자로 전진 배치됐으며 나머지는 이런저런 이유로 사퇴했다. IBM 출신은 대부분 서버 영업에 소속됐으며, LG전자 출신은 새로 신설된 한국마케팅의 PC사업팀과 지원 부서로 흩어졌다.

 IBM의 PC팀에 소속한 직원은 내년에 출범하는 ‘레노보IBM 코리아’ 설립 준비와 채널 정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달부터 LG전자 한국마케팅에서 새로 출발하는 직원도 PC사업을 새로 맡게 된 신임 박시범 상무와 기본 업무 조율을 마무리하고 LG의 PC 분야 제2브랜드 재건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마쳤다.

 동지에서 경쟁자로 다시 선 LG전자와 한국IBM이 올해 PC시장에서 어떤 승부수를 펼칠 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