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두렵지 않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공정기술과 신소재 개발로 제품 및 가격 경쟁력 면에서 일본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국산 부품·소재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 국산 부품·소재는 휴대폰 기판·2차전지·모터·자성코어·PDP 파우더 등 첨단 분야로, 최근에는 기술 종주국인 일본에 역수출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어 부품·소재의 대일 의존도 하락과 함께 연간 100억달러를 넘는 대일 무역적자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전망이다.
◇일본을 관문으로 세계 시장 석권=지난 1999년, 일본 히타치 에어컨이 전력 효율 1위를 달성하며 가파른 판매 신장률을 기록한 데는 국내 금속소재업체 창성(대표 배창환)이 개발한 자성코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를 계기로 창성의 자성코어는 일본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해 현재는 자동차, 에너지, 태양광 등으로까지 공급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특히 창성은 지난해 자성코어 분야에서만 3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며 일본·미국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일본을 주요 고객으로=연성회로기판(FPCB) 업체 에스아이플렉스(대표 원우연)는 올해 일본 도쿄에 영업사무소를 개설하고 소니·마쓰시타·히타치·산요 등 현지 거래선을 다변화해 나가기로 했다. 원 사장은 “제조원가나 수익성 면에서 국내는 물론 일본 PCB 업체들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현재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해외 고객사 비중을 6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종주국인 2차전지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의 분발이 기대된다. 삼성SDI(대표 김순택)가 최근 일본의 PDA업체와 2차전지 공급계약을 했고 엘리코파워(대표 신동희)는 마쓰시타에 2차전지 검사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2차전지 세계 1·2위 업체인 산요, 소니와도 공급 협상을 진행중이다. 일본보다 수십년 늦게 출발한 국내 모터업체들도 후발주자의 단점을 극복하고 일본 역수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제이앤제이(대표 김정훈)는 휴대폰 진동모터 기술을 일본에 수출, 5년간 약 250억원의 로열티를 벌어들일 예정이다.
◇대일 의존도 개선=마이크로컨텍솔루션(대표 양승은)이 IC 테스트용 커넥터를 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은 일본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이 회사가 0.8㎜에서 시작해 0.75㎜를 거쳐 0.5㎜ 피치의 케넥터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2개 일본 경쟁사 가운데 한 곳은 이미 국내시장을 떠난 가운데 마이크로컨텍솔루션은 올해부터 일본 시장까지 공략, 20억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향후 급신장할 PDP파우더 분야에서도 휘닉스피디이·대주전자재료 등 국내 소재업체의 활약으로 일본 공급업체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PDP용 격벽 및 유전체 재료를 잇달아 개발해 삼성SDI·LG전자 등에 납품 비중을 높이면서 노리다케 등 일본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부품업계 관계자는 “국산 부품·소재의 일본 역수출 사례가 계속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LCD 전공정이나 첨단 기능성 소재 분야에선 여전히 국산화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밝혔다.
<부품·소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