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냐 죽느냐.’
후발 게임포털 업체들이 새해를 맞아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지난해 시작된 ‘무한경쟁’이 올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몇몇 업체들의 경우 선발업체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해 좌초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반면 이제 노하우가 쌓인 업체들은 선두권 진입을 위한 강한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던 후발 게임포털시장이 2005년에는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희비가 교차하는 후발 게임포털업계의 새해 기상도를 전망해 본다.지난해 게임포털업계는 신생업체들의 도전으로 요동쳤다. 야후, 다음 등 주요 인터넷기업이 게임사업을 강화한데 이어 ‘땅콩’ ‘엔타민’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게임포털도 등장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한게임·피망·넷마블이 주도해온 시장판도는 쉽게 바뀌지 않았다. 다만 넥슨이 ‘카트라이더’ 등 인기 캐주얼게임을 앞세워 선두그룹에 합류, 4강 체제를 연 것은 조그만 변화였다.
반면 게임포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발 주자들은 값비싼 수험료를 치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중위권을 형성해온 ‘엠게임’도 선두권 진입에는 다소 힘겨운 양상이었다. ‘4강 1중’에 ‘땅콩’ ‘엔타민’ ‘게임나라’ ‘다음게임’ ‘야후게임’이 ‘5약’을 형성한 셈이다.
그러나 새해를 맞아 이 구도는 조금씩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4강을 제외한 후발업체들이 대반격을 다시 선언한 데다 아예 게임포털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도 생겼기 때문.
전문가들은 지난해 주요 게임포털업체들의 실적을 바탕으로 게임포털시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후발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지금까지 후발 게임포털들이 열세를 면치 못한 것은 ‘킬러 콘텐츠’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한게임이나 피망이 ‘맞고’, 넷마블이 ‘테트리스’, 넥슨닷컴이 ‘카트라이더’ 등의 대표 게임을 갖고 브랜드를 강화한 것과는 좋은 대조를 보였다.
이런 면에서 최근 엠게임, 엔타민, 야후게임 등 후발업체 3인방의 대반격은 눈여겨볼만하다. 이들은 지난해 말 나란히 신작 게임을 발표하면서 유저가 폭주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원한 2인자’로 불린 엠게임은 지난해 말 오픈 베타서비스에 돌입한 ‘열혈강호’ 때문에 휘파람을 불고 있다. 대박게임이 없다는 징크스를 깨고 ‘열혈강호’는 동시접속자가 6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 엠게임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4년 간 개발해온 블록버스터 ‘영웅’을 추가로 오픈한 데 이어 신규 온라인게임 7종을 잇따라 출시, 선두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영수 엠게임 사장은 “엠게임이 올해 준비하고 있는 라인업은 이전과 달리 하나 같이 대작”이라며 “올해는 숙원인 선두권 진입을 이룰 것”이라고 강한 자심감을 드러냈다.
KTH가 운영중인 ‘엔타민’도 최근 퍼블리싱한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의 인기로 한껏 고무돼 있다. ‘프리스타일’ 하나로 동시접속자가 1만5000여명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KTH 관계자는 “지난 해 보드게임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캐주얼게임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프리스타일’과 비슷한 캐주얼게임 4종을 잇따라 선보여 선두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게임’도 지난해 말 오픈한 성인용 MMORPG ‘실크로드’의 인기에 힘입어 2위 권에 진입했다는 자체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올해는 ‘라그나로크’ 캐릭터를 이용한 캐주얼게임 5종을 서비스하는 등 라인업 다양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매출이 거의 없었던 ‘엔타민’과 ‘야후게임’의 경우 올해부터 퍼블리싱 게임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구조를 갖추게 된 점도 눈여겨볼만 하다. 한마디로 불투명하던 전망이 점차 밝아지는 셈이다.최근 ‘엠파스게임’으로 브랜드를 바꾼 ‘게임나라’도 주목할만하다. ‘강호동 맞고’로 후발 업체치고는 제법 ‘킬러 콘텐츠’를 갖춘 엠파스게임은 신규인력 확보와 조직개편 등을 통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자체 개발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엠파스게임은 연초부터 ‘강호동 신 맞고’를 출시한데 이어 자체 개발한 게임 2종을 잇따라 선보여 대약진의 불씨를 지필 계획이다.
올해 80억원 가량의 뭉칫돈을 게임사업을 집중키로 한 ‘엠파스게임’은 앞으로 새로운 컨셉트의 맞고를 출시하는 한편 완성도 높은 게임 위주로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 등 메이저 인터넷기업의 후광을 업고 시작한 ‘다음게임’과 ‘땅콩’은 불과 1년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고 간 대표적인 케이스다.
‘다음게임’의 경우 이렇다한 실적을 내지 못해 급기야 모기업에 게임사업부가 흡수되는 전철을 밟고 있으며, ‘땅콩’ 역시 사업축소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들 게임포털은 지난해 매출을 거의 올리지 못한 데다 동시접속자도 1만명선에 그쳐 포털로서 위력을 상실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이에 대해 “‘땅콩’이 지난해 시장에서 기대보다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땅콩’은 네이트닷컴, 네이트온, 싸이월드 등과 연동할 수 있는 데다 현재 새로운 계획을 수립 중인 만큼 재도약을 위한 비전이 나올 것”이라며 사업 철수나 축소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못박았다.
일각에서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해 게임사업 강화를 위해 M&A를 적극 추진한 것을 들어 ‘땅콩’은 여전히 ‘다크호스’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