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이철상 브이케이 사장(5.끝)

(5.끝) 보다폰에 자체브랜드 납품

 

브이케이는 작년 말 안양 브이케이빌딩으로 본사 사옥을 이전하고, 세계로 뻗어가는 중견 휴대폰 기업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삼을 것임을 천명했다.

브이케이를 설립한 지 이제 7년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수많은 고비와 결단의 순간들을 맞닥뜨리면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했다. 때로는 가슴 벅찬 성취감을 맛보기도 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중견 휴대폰 업체로서의 위상을 세웠다고 자부한다.

중화권 및 동남아 시장은 이제 입지를 확고히 굳혀 회사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 대기업 이외에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국내 CDMA 단말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공략도 결실을 보면서 시장 다변화와 매출 구조 안정화를 이뤄내고 있다. 특히 유럽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세계 1위 사업자인 보다폰을 통한 약진은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속에서도 브이케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시켜줬다.

브이케이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남짓 되었던 2002년 말, 중화권으로의 매출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나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GSM폰의 본고장이자 가장 선진화된 시장인 유럽 시장 공략을 준비했던 것이다. 물론 중국이 단일 국가로서는 최대의 시장이자 성장 가능성 또한 매우 큰 시장이었지만, 중국 로컬 업체 및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의 극심한 경쟁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만 했다.

대부분 중소 휴대폰 업체가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한 중남미나 동구권 같은 제3세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사이, 브이케이는 몇몇 유럽업체와 글로벌 대기업들만이 공급하고 있었던 유럽 시장 진입을 목표로 정했다. 도전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벌인다는 브이케이의 정신이 다시 한번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중소 규모의 업체가 오픈 마켓이 아닌 통신 사업자의 시장에 진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회사나 제품에 대한 신뢰가 없기도 하지만 중소업체의 기술 수준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담당자를 만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브이케이는 지난 2003년 3GSM과 세빗전시회 참가를 시작으로 꾸준히 진입을 준비했다. 중화권 시장에서의 실적과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정도를 걷는 회사라는 이미지 등이 어필, 기회를 잡게 됐다.

특히 초기 문제점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품질 향상에 대한 신뢰를 줌으로써 보다폰과 같은 거대 통신 사업자에 자체 브랜드로 공급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유럽 현지에 파견된 인력들은 낮에는 거래선과의 상담과 미팅, 테스트 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보내고, 밤에는 한국 본사와 연락 하느라 잠과는 담을 쌓은 생활을 계속했다. 대표이사인 나도 거래선과의 문제가 있으면 바로 유럽으로 날아가 실무 엔지니어들과 같이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신뢰를 쌓고 믿음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느 시장이나 마찬가지지만 유럽 시장에 진출한 초기에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영업·유통망이 전혀 없는 상태여서 어려움이 많았다. 더군다나 절차와 기본을 중시하는 유럽의 비즈니스 마인드와 공명하는데 시간이 필요했고, 사소한 것부터 기초를 다져가면서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 유럽 통신 사업자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추어 나가기가 버거운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브이케이의 체질을 강화하고 회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큰 관문 하나를 넘은 셈이었다. 이러한 모든 성과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나와 함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함께 뛰어준 브이케이 임직원과 브이케이를 믿고 따라준 협력업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주주 및 관계자 모두의 것이다. 모두 다 함께 이루어낸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브이케이는 지금까지 중견 휴대폰 업체로서 빠르게 발전하며 성공을 거듭해 왔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고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더 큰 도약을 이루어내기 위하여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다. 기술력에서의 리더십을 확보,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며, 매출의 지속적 성장과 이익 증대, 효율 극대화로 재무적으로 탄탄한 회사, 높은 주가를 가지고 있는 최고의 회사, 성과에 대하여 최고의 대접을 받는 일류사원이 다니는 회사를 만들어갈 것이다.

vkceo@vkcor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