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연합해 홈네트워크 시장을 공략하기로 한 것은 우리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두 회사가 정부 디지털 홈 시범사업에서 같은 컨소시엄 사업자로 참여해 이미 공동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번 협력을 단순히 사업의 연속성을 위한 것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이 SK텔레콤의 도움으로 외자 유치에 성공한 이후 양사의 행보를 보면 이번 협력은 홈네트워크 상용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무선 융합 사업, 통신·방송 컨버전스 사업으로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IT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례로 여겨진다. 더욱이 하나로텔레콤은 최근 두루넷을 인수했고 SK텔레콤은 계열사인 티유미디어를 통해 첫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인 위성DMB 사업을 벌여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물론 양사의 홈네트워크 협력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유선 통신 시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으로서는 홈네트워크, TPS 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개척하는 데 무선통신사업자의 도움이 절실했고, SK텔레콤은 IT 신사업이 성공하려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분야 선도업체와의 제휴가 유리하다고 판단했음 직하다. 홈네트워크 상용서비스를 위해 초고속인터넷이 필수인 만큼 ISP와의 협력이 불가피했고 하나로텔레콤뿐만 아니라 다른 ISP와도 협력을 통해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라는 SK텔레콤 관계자의 말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동안 말만 많고 다소 막연했던 양사의 협력을 통한 신사업 추진에 그만큼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무선통신 서비스 분야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두 회사가 힘을 합치기로 한 만큼 홈네트워크 서비스의 품질향상은 물론 새 서비스상품 개발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도 탄력이 붙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제 두 회사는 각자의 장점인 초고속인터넷망과 이동전화를 연계한 홈네트워크 서비스 상품을 내놓기로 하는 등 한 차원 높은 제품개발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르면 4월께 선보일 이 서비스 상품이 어떤 형식으로 나올지 기대된다. 각 기기를 네트워크로 묶어주는 기술에 유선과 무선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자체적 기술혁신을 기하는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무엇보다도 홈네트워크 경쟁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분야 선두주자인 KT의 투자를 더욱 자극할 것이 분명하다. KT는 벌써 기존 제품에 각종 원격 제어기능을 추가한 새로운 서비스상품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홈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걷히고 중소업체들의 투자가 탄력을 받으면 홈네트워크 상용화는 급물살을 탈 것임에 틀림없다. 가뜩이나 기업들의 투자부진으로 한국 경제에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동안 통신업체 간 협력 사례는 결코 적지 않았다. 사실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는 세계 통신기술 발전 추세를 감안하면 기업 간 상호 협력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술의 융합·복합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동 업종 간에도 합종연횡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외국의 사례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국내 유무선 통신시장에서 확실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 업체 간의 기술협력은 기업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해당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통신기술이 큰 몫을 차지하는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서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협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