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돈만 된다면…"

부품업체들이 세트업체가 아닌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제품을 잇달아 개발, B2C 사업에 나섰다. 기존 기술을 응용하거나 새로운 부품을 신규사업으로 선택해온 관행과 달리, 완제품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산 부품과의 가격경쟁 및 세트업체의 단가인하 압력으로 부품 수익률이 저하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부품업체들이 신규 진출하는 품목으로는 이어폰과 MP3플레이어, DVD플레이어 등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차별화 전략을 썼다.

 ◇진출 현황=휴대폰 외장형 메모리를 개발, 삼성전자와 중국 휴대폰업체에 공급해온 팬코테크놀로지(대표 김동진)는 최근 슬라이드 타입의 MP3플레이어(제품명 위즈팩)를 개발했다.

 휴대폰 힌지나 목걸이 줄 등 플라스틱 사출 부품 전문업체 유엠텍(대표 장원택)은 블루투스 이어폰(제품명 소비아)을 목걸이 형태로 만들어 출시했다. 몰드프레임·도광판 등 LCD 부품이 주력 품목인 삼진엘앤디(대표 이경재)도 루프타입 DVD플레이어를 2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해 내놓았다. 배터리팩업체인 엔피텍(대표 조승현)도 이어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휴대폰 부품업체들이 다른 종류의 휴대폰 부품을 개발해 같은 휴대폰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의 신규사업이 많이 진행돼 왔다”면서도 “B2B 사업만을 해오던 부품업체들이 수익을 위해 B2C 사업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업규모가 큰 휴대폰 부품이나 평판디스플레이 부품의 경우, 세트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단가인하 압력이 거세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부 LCD 부품과 휴대폰 부품의 이익률은 거의 1∼2%까지 떨어진 데다, 환율하락으로 인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요즘처럼 두 세달에 한 번 꼴로 가격이 인하되는 부품보다는 완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완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B2C 사업의 관건은=부품업체들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완제품 사업 경험이 거의 없어, 유통과 마케팅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경재 삼진엘앤디 사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마케팅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B2C사업을 해온 업체와 협력하거나 조언자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팬코테크놀로지는 MP3플레이어를 개발하고 마케팅 통로를 찾기 위해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 전시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엔피텍은 이어폰 사업을 시작하면서 아예 중소 이어폰업체를 인수, 개발력과 마케팅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삼진엘앤디는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켄우드와 현대오토넷과 협력을 추진중이다. 소비자의 관심을 끌 특별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완성품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업체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주로 디자인이다. 유엠텍의 블루투스 이어폰은 목걸이 형태여서 기존 블루투스 이어폰보다 편리함을 강조했고, 삼진엘앤디의 DVD플레이어도 두께를 20㎜ 가량 줄여 캠핑카 등에 설치하기 좋도록 디자인했다. 김동진 팬코테크놀로지 사장은 “MP3플레이어는 이미 시장에 많이 나와 있어 디자인에 신경을 써 차별하려고 노력했다”면서 “후발주자인만큼 가격도 저렴하면서 품질도 우수해야 해 외주업체에 맡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