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가 비싸면 다운받아”…메모리 대란에 20년차 밈 재소환

다운로드모어램 웹사이트
다운로드모어램 웹사이트

소비자향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됨에 따라 메모리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웹사이트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다운로드모어램(downloadmoreram) 사이트의 4월 방문자 수는 전달 대비 9.35% 증가한 약 9만4000명을 기록했다. 5월 기준 누적 방문자 수는 1280만명을 넘겼다.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해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자, 실제로 메모리의 온라인 다운로드 혹은 클라우드 형식으로 이용이 가능한 지 확인해 보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이트에는 최근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DDR7 메모리를 온라인으로 '구독'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홍보 중이며, DDR5-6400 'CLOUDRAM', DDR5-8000 'QUANTUM', DDR6-12800 'NEURAL' 등 다양한 플랜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실제로 메모리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페이크 사이트다. 하드웨어인 메모리는 당연히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며, 이는 일종의 인터넷 밈을 실제 서비스처럼 구현한 유머 콘텐츠다.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카드(GPU), 스토리지와 달리 메모리는 클라우드 방식 서비스 역시 지원할 수 없다. DDR5 램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수십 기가바이트 수준인데, 일반적으로 가장 빠른 기가 인터넷의 대역폭도 초당 1기가비트, 125메가바이트 수준에 불과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도로폭이 수백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 밈은 2004년 애플 인사이더(Apple Insider) 포럼에서 시작됐다. 한 사용자가 “메모리가 부족하다, 불법으로라도 다운로드 받고 싶다”는 진심 어린 게시글을 올렸고, 다른 유저가 “RAM은 물리적 하드웨어라 다운로드가 불가능하다”고 답변하면서 전설적인 낚시 밈이 시작됐다.

과거 1990년대에도 메모리 가격이 비쌀 때 'SoftRAM 95' 등 압축 기술로 메모리를 2배처럼 보이게 하는 실제 사기 소프트웨어도 있었다. 반면 다운로드모어램은 멀웨어나 바이러스 없이 순수하게 밈을 다루는 웹사이트로 20여년 이상 생명을 이어오고 있다. 2009년 도메인을 등록하고 본격적인 조크 사이트 형태로 운영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AI·퀀텀·블록체인 등 최신 유행어를 더한 'CloudRAM 3.0'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