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LG’ 바람이 드세다. LG전자가 국내 전자업체로는 처음으로 현지에 가전 공장을 짓더니 LG화학도 러시아에 PVC 윈도 프레임 생산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나섰다. 여기에 자원개발 사업을 하고 있는 LG상사도 오는 10월 30억달러 규모의 타타르스탄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를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여건 미성숙’을 이유로 러시아 가전공장 설립을 늦추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LG의 러시아 ‘러시(rush)’=LG전자는 20일 러시아 LG전자 현지 생산공장 기공식에서 “내년 4월까지 PDP 및 LCD TV, 세탁기, 냉장고, 오디오를 제품별로 연간 100만대씩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협력업체와 함께 2010년까지 총 1억5000만달러를 투자, 러시아와 CIS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LG화학은 러시아 내에서 전자, 자동차, 건설 등 자사 주요 제품의 전방위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CIS와 동유럽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사업 기회 발굴 및 판매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토록 하기 위해 작년 7월 모스크바에 지사를 설립했다. 이어 향후 PVC 윈도 프레임 생산법인 설립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LG상사도 2008년까지 러시아 헬기 도입을 100대로 확대하고 한국 플랜트 수주 역사상 최대인 30억달러 규모의 타타르스탄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를 착공한다고 밝혔다. LG CNS도 작년 11월 서울시가 모스크바시와 교환한 ‘서울-모스크바 전자정부 구축 협력’ 양해각서에 따른 신규사업 개발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배경 및 전망=LG가 러시아에 대해 공을 들이는 것은 러시아의 경제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러시아는 최근 오일 달러의 유입,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지난해 7.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구매력을 갖춘 대표적인 거대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LG그룹은 러시아의 WTO 가입이 예상됨에 따라 많은 외국 기업이 러시아 현지에 앞다퉈 진출할 것으로 판단, 러시아 현지 공장 설립으로 시장 선점은 물론이고 환율변동 등 고유가 시대 물류비 상승 등에 따른 수익구조 안정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게 아니다. 인건비가 높고 노동의 질이 중국보다 떨어지는 점등은 제조업체엔 부담이 될 수 있다. 정치적인 불안정과 각종 법제의 정비 등이 남아 있는 ‘미완의 대륙’이기 때문이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