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가전 업계가 ‘짝퉁’과의 전쟁에 나섰다.
명품 대우를 받고 있는 국산 휴대폰이 해외에서 짝퉁 제품으로 시달리는 가운데 최근에는 에어컨, 세탁기를 비롯해 MP3플레이어, 셋톱박스 등 국산 정보가전 제품을 흉내 낸 가짜 제품들이 나돌면서 국내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외 짝퉁 기승 여전=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라크, UAE 등 중동지역에서 LG전자(대표 김쌍수) 제품을 모방한 에어컨이 대량 유통되고 있는 것이 적발됐다. 포장지에 LG전자 로고와 라벨을 도용하거나 LG전자 에어컨을 모방한 제품까지 나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지역에서 LCD 모니터와 평면 TV 모방제품도 다량 적발됐다. 또, 중국 업체인 신페이(新飛·Xinfei)는 3명 입체 냉방 디자인을 도용했으며 갈란츠는 전자레인지 센서 기술을 도용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이라크 시장에서 국산 세탁기를 흉내 낸 중국산 불법 복제품이 대량 적발됐다. LG전자를 본뜬 ‘슈퍼 LG(SUPER LG)’, 삼성전자와 유사한 ‘섬송(SUMSONG)’, 대우일렉트로닉스 로고에서 철자를 바꾼 ‘데아우(DEAWOO)’ 등 상표가 부착된 제품들이 나돈 것.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 브랜드로 중국에 진출한 레인콤(대표 양덕준)은 중국 업체들의 카피 대상 1호. 프리즘 모양 MP3플레이어 ‘iFP-100’를 카피한 제품을 시작으로 출시되는 신제품은 7∼8개월 이내에 유사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나돌 정도다. 최근 출시한 ‘N10’의 버튼만 다를 뿐, 색깔과 디자인이 유사한 제품도 나돌고 있다. 디지털 셋톱박스 업체인 홈캐스트(대표 신욱순)도 중동에서 중국산 짝퉁 2∼3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디자인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품질검사 마크까지 동일하다.
◇대책반 통해 강력 대응=LG전자는 이번 중동 짝퉁 에어컨 등장을 기회로 별도 대책반을 꾸리고 법적인 조치에 나서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LG전자는 특허센터와 법무팀을 중심으로 ‘LG 에어컨 모방 특별대책반’을 구성했다. 두바이법인 마케팅담당자, 해외 법무·특허 및 지적재산권 전문가 등 총 30여 명으로 구성된 특별대책반은 우선 이라크, UAE의 세관과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고 세관에 LG 정품이 아닌 모방제품에 대한 수입통관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모방제품들을 취급하는 딜러들에게 경고장을 발송하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유사제품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와 광고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레인콤도 중국 모 회사에 경고장을 발송한데 이어, 계속해서 의견을 교환하며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작년 초 ‘iFP 300’과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은 중국업체 손상(Sonsang)에 대해서는 소송 제기를 준비하고 있다. 홈캐스트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의장등록을 추진 중이며 내달 경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장등록이 확정되면 관련 현지 업체를 대상으로 생산중단요청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변호사와 접촉 중이며 관련 업체에 경고장을 보낸 상태다.
서동규기자·정은아기자@전자신문, dkseo·eajung@etnews.co.kr
사진: 이라크, UAE 등 중동지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LG전자 모방 제품. LG전자 정품(왼쪽)과 로고와 외형 디자인이 거의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