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게임을 찾아서](1)에픽크로니클

순수 창작 모바일 게임, 즉 신토불이 모바일 게임에 대한 요구가 뜨겁다. 유저의 눈높이와 기대치는 갈수록 높아진다. 반면 신규 수요 등 시장 상황은 침체로까지 얘기될 정도로 어렵다.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 유리한 방향을 택하려는 개발사들은 모험에 가까운 창작 게임에 투자하기 보다 라이선스 및 인기 아류작 개발을 선호하고, 덩달아 국내 모바일 게임은 세계 시장에서 그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짧은 모바일 게임 역사 속에서 소수이지만 의미를 찾을 수 있고, 개발 분야에서 하나의 전환과 계기를 만들어 준 창작 모바일 게임을 찾아 신토불이 모바일 게임의 개발과 성공이 왜 필요한지 살펴본다. <편집자>

모바일 게임 유저는 물론 개발사들도 순수 창작 RPG의 원형으로 ‘에픽크로니클(Epic Chronicle)’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에픽크로니클’은 그 등장부터 신선했고 주목을 받았다. 대박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공을 거둔 사례로 평가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사에게 창작 RPG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기대를 불어넣어 준다.

# 순수창작 RPG의 시작 ‘에픽크로니클’

‘에픽크로니클’ 이전에 오리지널 창작 게임이 시장에 나오기란 무척 어려웠다. 개발력은 둘째치고, 심심풀이 시간 때우기 쯤으로 여겨졌던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인식 아래 모바일 RPG란 용어는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다.

유저의 기대는 점점 높아졌어도 억대의 비용이 소요되는 창작RPG 개발에 선뜻 나설 수 있는 개발사는 몇 안됐고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또 수요와 개발에 대한 자신감 측면도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에픽크로니클’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요소가 여기에 있다. 이 게임 역시 충분한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인지도에서 떨어질 터이고, 이미 인정받은 게임을 찾고자 하는 유저의 안전심리 때문에 많은 고민을 안고 출발했다.

더구나 630KB라는 대용량과 패킷에 따른 요금 부담까지 떠안고 있던 상황이다. 하지만 서비스됐을 때 유저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대대적인 마케팅은 없었다. ‘잘 만들었고 해볼만 하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RPG 장르에서 ‘에픽크로니클’은 순수 창작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첫 작품이다. 개발 초기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목표에서 시작했지만 단말기 스펙의 한계에 부딪혔고 출시 전까지 새롭게 불거지는 문제와 씨름할 수 밖에 없었다.

타협을 통해 일정 수준에서 만족한 게임으로 개발됐다면 ‘에픽크로니클’이 이처럼 주목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개발자들의 노력은 계속됐고 그 방향은 다시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초심으로 이어졌다.

# 순수 창작 RPG의 가능성 열어

‘에픽크로니클’이 성공한 창작 RPG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것은 특별한 어느 한가지 요인 때문이 아니다. 그래픽과 전투 밸런스, 게임 시나리오 등 RPG로서 갖춰야 할 요소를 두루두루 충실하게 갖췄다. 동시에 전체적으로 레벨업돼 더욱 풍부한 게임성을 갖추게 되고 이것이 곧 게임 완성도와 직결돼 나타났다.

무엇보다 유저들은 30시간이 넘는 플레이 타임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단순히 반복된 전투로 누적된 시간이 아닌 ‘에픽크로니클’이라는 게임명처럼 서사적인 이야기를 게임 속에서 느끼고 함께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고로 재미있는 모바일 RPG’, ‘해볼 수 있는 내용과 파고들 요소가 많다’, ‘흡입력있는 스토리와 고품격 그래픽’, ‘사운드가 합쳐진 휴대폰용 ‘파이널판타지’’ 등은 바로 유저들의 평가다.

또한 긴 플레이 시간과 달리 길지 않은 퀘스트로 지루함이 없다는 것, 웅장한 서사적 시나리오를 게임 흐름의 중심에 놓고 유저의 감정 이입을 극대화시켰다는 점, 입체적 사건 묘사와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 각종 영화적 기법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다른 RPG와 비교해 상당히 앞선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역시 이 게임이 성공 요소 중 하나다.

‘에픽크로니클’은 KTF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지 8개월을 넘겼지만 여전히 상위권에 머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조만간 지팡(GPANG)을 통해 ‘에픽크로니클SE’도 선보일 예정이며 올해 말까지 20만건은 무난할 것으로 개발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당시의 기획 개발 배경은

▲ 모바일 플랫폼이 가진 한계를 넘어 최고의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단순한 이유에서 출발했다. 최고의 게임을 장르로 구분한다는 것이 무리지만 캐주얼한 게임보다는 스케일이 큰 RPG가 지향점이었고 목표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장르라 생각했다.

- ‘에픽크로니클’이 게임업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

▲ 출시 후 모바일 게임에 대한 유저의 눈높이가 훨씬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유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지만 동시에 서로의 발전을 위한 채찍이 됐다고 본다. 이제는 질적인 성장을 이룰 시기다. ‘에픽크로니클’은 이러한 성장을 위한 촉매 역활을 했다.

- 앞으로 계획 중인 순수 창작게임은

▲ 후속작 ‘에픽크로니클2’가 있다. 유저에게 전혀 다른 새로움 보다는 익숙한 새로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순수창작 게임(오리지널 타이틀)의 시험무대로서 더 없이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새로운 시도나 도전은 쉽게 나오지 못한다. 가능성 있는 오리지널 타이틀을 발굴(개발)하고 지속적인 육성(시리즈)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